[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비 떨어지면 경제성장률도 하락”

경제 입력 2022-05-30 19:46:37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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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지구온난화로 인해 기온이 상승하게 되면 강수량도 증가한다고 합니다. 그러다 보니 최근 들어 발생하는 재난 중에 홍수로 인한 피해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또 비가 오는 날이 늘어나면 경제성장은 둔화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왔다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은 비와 경제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지난해 세계 곳곳에서 비로 인한 피해 소식이 전해졌었는데요. 상황이 어땠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세계기상기구는 지난해 9월에 기후재난에 관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연구에 의하면 가장 많은 경제적 피해를 준 것이 태풍 등 폭풍으로 약 5,210억 달러의 피해가 발생했구요. 두 번째가 홍수로 1,150억 달러의 경제적 피해가 발생했는데요.

 

2010~2019년 하루 평균 손실액은 약 3억8,300만 달러였는데 1970~1979년에는 4,900만달러에 불과했었거든요. 50년 만에 무려 홍수로 인한 경제적피해가 7배 이상 늘어난 것이지요.

 

작년 말에 크리스천 에이드가 발표한 2021년의 기후재난으로 인한 경제적피해를 보면 독일과 서유럽에 내린 극심한 폭우로, 최소 240명이 사망하고 경제적 손실은 약 50조원으로 추산되고 있구요. 중국 허난성에서는 집중호우와 홍수로 302명이 사망했고, 100만 명 이상이 이주해야 했는데, 이 재난으로 인한 경제적 피해액은 21조원으로 추정됩니다.

 

캐나다 브리티시 컬럼비아주에서도 대홍수가 있었는데요. 지난해 11월에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주 일부에서는 좁은 지역에 엄청나게 많은 비가 내리는 대홍수가 발생하면서 최소 4명이 사망했고 경제적 피해는 9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습니다.

 

또 지난해 3월 호주 동부해안지대에서 발생한 홍수로 약 1만8,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경제적피해액은 약 2조 5,000억원 정도로 추산됩니다.

 

작년에 전 세계기후재난중 경제적피해가 컸던 10대사건중 4개가 대홍수로 인한 피해일만큼 비의 피해는 매우 크지요. 또 태풍으로 인한 피해도 4개가 10위안에 들어갔는데 태풍으로 분류되었지만 실제 많은 비가 내리면서 피해가 급격하게 커졌거든요 그러니까 비로 인한 재난이 거의 대다수를 차지한다고 보시면 됩니다.

 

[앵커]

기후변화가 심각해지면 질수록 비로 인한 경제적 피해는 늘어날 것으로 보이는데요. 그런데 비로 인한 직접적인 피해 외에도 비오는 날이 늘어나면 경제성장이 둔화된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의 맥시밀리안 코츠 등 연구팀은 ‘강우량 변화가 경제 생산에 미치는 영향’이라는 논문을 올해 1월 12일 네이처(NATURE)에 실었는데요.

 

비오는 날이 늘어나면 경제 성장이 둔화할 수 있다는 것으로 인류가 만들어내고 있는 기후변화가 궁극적으로 세계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최근 40년간 77개국의 일일 강우량 데이터와 지역경제 생산량을 비교해서 강우 일수와 강우량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했는데요. 연구팀은 가용담수량의 변화를 통해 농업생산성을 유추할 수 있고 또 작년 7월의 서유럽 대홍수로 인한 피해도 70조원 정도라고 계산하는 것은 그렇게 어렵지 않다고 말합니다.

이렇게 일시적인 재난 피해는 어렵지 않게 분석이 가능하지만 오랜 기간에 걸쳐 발생하는 기후 변화와 강우일수나 강우량 등 강우패턴의 변화로 인한 경제적피해는 분석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번에 포츠담기후영향연구소 팀이 이런 작업을 시도한 것인데요. 연구팀은 77개국을 총 1544개 지역으로 나눠 1979년부터 2019년까지 각 지역별로 비가 오는 날이 매년 얼마나 늘어났는지 먼저 분석을 했구요. 또 40년간 일일 강우량 중 비가 많이 온 날 기준 상위 0.1%를 극한 일일 강우량으로 정한 다음에 비오는 날의 증가 추이와 극한 일일 강우량 데이터를 각 지역별 지역총생산(GRP) 데이터와 결합해 분석하는 모델링을 개발한 겁니다.

 

모델링 분석을 해 보니 비오는 날의 수가 증가하고 일일 강우량이 늘어나면 전세계 경제 성장률은 감소하더라는 겁니다.

 

[앵커]

기온이 상승하면 대기중에 함유할 수 있는 수증기량이 더 늘어나지 않습니까. 앞으로 비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더 커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드는데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그런데 연구결과를 보면 우리의 상식을 뒤집는 내용이 있는데요.

 

우리는 자연재난의 경제적피해가 가난한 저개발국가에서 더 클 것으로 알고 있는데 이들 연구에 의하면 선진국일수록 저개발 국가에 비해 경제적 타격이 크더라는 겁니다. 저도 지금까지는 선진국일수록 재난 피해를 복구할 돈이 있고 대응할 충분한 시스템을 갖춰 피해가 상대적으로 적을 것으로 알았었거든요. 그런데 오히려 선진국일수록 피해가 커지다라는 겁니다.

 

또 비오는 날이 늘어날 경우 산업별로도 경제적피해가 다르게 나타났는데요.

 

상식적으로는 비가 많이 오면 농업이 가장 큰 경제적피해를 입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서비스업과 제조업이 상대적으로 더 크게 경제적피해를 입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의 분석결과에 의하면 농업의 경우 오랜 기간 기후 변화에 대응하면서 진화한 관개 기술의 발전 덕분에 피해가 적다고 보았는데요.

 

연구팀의 벤츠 연구원은 “기후 변화와 강우 패턴 변화에 따른 경제에 대한 영향을 새롭게 이해하는 계기가 된 연구다. 미래 강우일수나 강우량 등 강우 패턴 변화가 경제 성장에 미치는 영향을 정량화하는 추가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는데요. 기후요소에 따른 경제적영향을 알게 되면 대응하기가 용이해지기 때문에 이런 연구들이 더 많이 나왔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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