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 이기는 ‘재활용 경제’

경제 입력 2022-01-24 20:29:45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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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글로벌 환경영향평가 기관 CDP의 2018년 보고서에 따르면 1988년 이래 산업 부문 온실가스 배출의 71%가 세계 100대 기업에서 배출한 것이라고 합니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아무리 좋은 정책을 내놓는다고 해도 기업에서 배출하는 온실가스를 줄이지 않는다면 탄소중립은 불가능한 셈인데요. 따라서 온실가스 영향력이 큰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을 경우 기업 활동이 어려워지도록 직·간접적인 규제들이 생겨나고 있습니다.

그러다보니 다량의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기업들은 자사 제품의 재활용으로 친환경과 친기후 기업으로 이미지를 바꾸고 있는데요. 오늘은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님과 함께 이런 회사들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자사제품을 재활용해 온실가스 배출을 줄인 기업이 있다고 하는데요. 구체적으로 어떤 방식인가요?

 

[반기성 센터장]

먼저 청바지의 세계적인 브랜드 ‘리바이스’는 2020년부터 미국에서 중고 프로그램 ‘리바이스 세컨핸드’를 시작했는데요.

입지 않는 리바이스 청바지를 가져오면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쿠폰을 줍니다. 그리고 수거된 중고 제품은 전문가를 통한 세탁과 수선을 한 다음 자체 중고 거래 홈페이지에서 판매하고 있지요. 리바이스는 이런 중고 프로그램을 통해 의류의 ‘수명주기’를 늘린다는 계획인데요.

이런 중고 프로그램을 통해 리바이스 제품을 구매하면 새 제품을 구매할 때보다 탄소 배출량은 약 80% 줄이고, 폐기물은 700g 덜 버릴 수 있다고 해요. 이렇게 청바지 업체가 환경경영에 나선 것은 청바지를 만들기 위해 많은 온실가스 배출과 물이 사용되기 때문입니다. 

환경단체 그린피스에 따르면 청바지 한 벌을 만드는 데 32.5kg의 이산화탄소가 발생하고 약 7000리터의 물이 사용된다고 해요. ESG지표가 너무 나빠지다 보니 변신을 해야만 된 것이지요. 또 그랜드뷰리서처에 따르면 세계 청바지 시장 규모는 2025년까지 연평균 6.81% 성장할 것이라고 해요.

 

[앵커]

청바지를 새로 생산하는데도 상당히 많은 이산화탄소가 발생하는 군에요. 최근 재활용하면 가장 활발한 것이 또 플라스틱이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그렇습니다. 이젠 생존하기 위해서는 기후나 환경을 고려하지 않으면 안되는 시대가 된 것이지요. 최근 플라스틱과 미세플라스틱의 환경피해가 급속하게 늘어나면서 이 플라스틱을 수거해 재활용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세계적 스포츠 브랜드인 아디다스사가 재활용 플라스틱으로 신발을 만들고 있는데요. 이들은 2019년에는 1,100만 족을 생산했고 매년 늘릴 계획이라고 합니다. 아디다스사는 채취한 플라스틱은 실로 만들어 신발의 갑피로 사용하고 있구요.

또 플라스틱으로 의류도 만들어 판매한다고 해요. 독일 분데스리가의 FC바이에른 뮌헨의 챔피언스리그 유니폼, 세계적인 젊은 테니스 선수인 알렉산더 즈베레프 선수가 착용했던 경기복 등도 재활용 플라스틱 소재로 만들었다고 해요.

아디다스는 “제품을 생산하는 과정에서 지속 가능한 소재 사용은 물론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폐기물 방지에 힘써, 환경 친화적인 성과를 달성해 나가고 있다”면서 “작년에만 해도 전 세계 사무실, 매장, 창고, 유통망 등에서 40톤 이상의 플라스틱 폐기물을 지속 가능한 소재로 대체했다”고 말합니다.

 

[앵커]

그러니까 기업들이 재활용을 통해 실질적으로 기후변화 방지에 역할을 하면서, 친환경 제품을 통해 기업이미지 제고 등 이익도 얻고 있다고 보면 되겠네요?

 

[반기성 센터장]

네, 세계적인 스마트폰 제조사인 삼성전자가 ‘지구를 위한 갤럭시’ 캠페인을 시작했는데, 위와 비슷한 접근 방식입니다. 신제품에 재활용 소재를 적용하거나, 패키지에 일회용 플라스틱 소재를 제거하는 식인데요. 2025년까지 전세계 스마트폰 사업장에서 폐기물 재활용을 통해 매립률을 제로화하고, 중고폰 유통도 활성화하겠다고 합니다. 

이렇게 대기업들이 움직이면 생산, 유통 및 판매와 연관된 수많은 중소업체들도 같이 변화해갈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이와 동시에 기업들이 대량생산 체제를 지속하고 있다는 점은 우려스러운 부분인데요. 지속가능성 캠페인을 펼친다고 해도, 다른 한편에서 분기별, 연도별 신제품 출시 경쟁을 계속하다 보면 발생되는 폐기물의 총량은 별로 줄어들지 않을 겁니다.

소비자로서의 바람을 말하자면,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해마다 새로운 모델을 출시하는 과열 경쟁을 그만두고 이미 나온 제품을 오래 쓸 수 있게 수리와 업그레이드를 지원했으면 좋겠어요. 네덜란드의 작은 회사가 만드는 페어폰(Fairphone)처럼 말이죠. 

2013년에 처음 출시된 페어폰은 구리, 갈륨, 코발트, 금 등 원재료를 공정무역으로만 조달하고, 공장 노동자 인권에도 신경 씁니다. 소비자들이 자가 수리할 수 있도록 액정부터 카메라, 배터리까지 다양한 부품을 공식 웹사이트에서 판매하죠. 보증기간은 5년으로 다른 스마트폰보다 훨씬 길어요. 올해 페어폰 4까지 나왔는데, 성능 개선을 위한 비정기적 신제품 출시였습니다.

페어폰은 개발 단계부터 ‘지구와 사람에게 공정하게 만들어 오래 쓸 수 있는 스마트폰’을 목표로 했기 때문에 생산량이 많지 않고, 가격도 성능에 비해 비쌉니다. 그런데도 윤리적으로 떳떳한 소비에 목마른 사람들이 줄을 지어 예약 구매했지요. 비영리단체와 협력해 스마트폰 원재료의 고갈 상태나 채굴 시 일으키는 오염도를 정리한 도표까지 공개한다는 점에서, 페어폰의 지속가능성 캠페인에 보다 진정성이 느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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