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대담] 광복 76주년, 골목의 역사를 만나다

이슈&피플 입력 2021-11-21 09:00:00 수정 2021-11-30 08:21:34 박진관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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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정보를 정확하고 빠르게 제공해 온 서울경제TV는 2021년 광복 제76주년을 맞이해서, 마치 우리 주변에 원래부터 있었던 것처럼 가볍게 지나쳐 온 역사적 유적과 유물에 대해 ‘아카이브 기획 취재’를 통해 결코 잊지 말아야 할 과거의 흔적을 다시 한 번 되짚어 봄으로써 오늘의 대한민국이 누리고 있는 눈부신 과학기술의 발전과 문화적인 성과들이 험난했던 그때를 살았던 선조들의 의지와 극복 과정이 없었다면 어림없는 일이었을 수도 있음을, 자라나는 미래의 세대들에게 제대로 알리는 기회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언론진흥기금의 지원을 받아 진행된 이번 기획 취재는 임진왜란과 구한말 혼란기, 일제치하를 거치면서, 반드시 영광스럽지만은 않은 유적과 유물일지라도 역사적 고초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는 내면에 간직되어 온 아픈 흔적들조차 끌어내고 보존해 나가야 함을 강조하려 합니다. 자주 만나지 못하는 친족보다 오히려 가깝게 지내는 이웃이 더 소중히 느껴질 때가 있듯이 눈에 보이지 않으면 잊힐 수밖에 없게 되고, ‘아픔’이 담긴 유물이라는 이유로 관리가 소홀해진다면 자칫 그 과오는 반복될 수 있음을 잊어서는 안될 것입니다.


간도, 연해주, 사할린으로 쫓기듯 떠났다가 돌아오지 못한 우리의 할머니 할아버지들, 징병과 위안의 이름으로 꽃다운 청춘을 버려야 했던 아들과 딸들, 삭풍 속에서도 희망의 불씨를 지피고 나라와 가족을 꿋꿋이 지켜내 온 우리 민족의 강인한 흔적들, 그리고 이역만리 100년의 시간을 돌아, 할머니 할아버지의 나라에 다시 둥지를 튼 골목의 고려인 식당들 모두가 우리 민족이 간직해야 할 아픔과 영광의 역사들입니다. <편집자주>
 

권기봉 작가, 전 방송기자


▶ 한국의 골목을 돌아보며

흔히들 일제 강점기때의 것으로 남아 있는 문화 유산은, 인정하고 싶지 않은 ‘부정적인 역사 유산’이라고 한다. 일제 강점기 이전에도 프랑스와 ‘병인양요’, 미국과는 ‘신미양요’라는 전투를 벌였지만, 외규장각이 불타고 금괴를 약탈당하는 등 그 피해는 막심했다.


권기봉 작가는 ‘예전에 왜 그런 역사적인 일들이 벌어졌으며 왜 사전에 막지 못했는지, 그 당시에 그런 판단이나 결정들이 어떤 과정들을 통해서 어떻게 귀결되어 갔는지를 역으로 들여다볼 필요가 있음’을 강조한다.


현재 맞닥뜨린 고민과 갈등의 순간에 예전의 경험과 선택을 활용할 수 있지 않겠냐는 것이다.


골목이 안고 있는 역사라는 건 지극히 과거지향적이고 과거에 머물러만 있는 것이 아니라 지극히 현재적이다. 왜냐하면 그 과거가 오늘날까지 영향을 미치고 있기 때문이다. 나아가 오늘의 결정이 미래를 규정짓듯이 현재적이면서 정말 미래적인 게 우리의 골목 속에 남아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고 한다.
 

고영 작가, 음식 문헌연구자

 

▶ 이역만리를 돌아온 우리음식 

인류학이나 역사학에서 ‘국가와 민족으로 환원되지 않는 일상’이라고 하는 개념이 있다. ‘어떤 사물이나 음식이 어느 특정 국가나 민족의 것이다’라고 규정하거나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존재한다는 뜻이다.


‘국수’를 두고 한국이나, 일본이나, 러시아의 것이라고 특정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중앙아시아로 이주한 고려 사람들은 벼농사와 채소 농사를 성공시키면서 밥, 국, 김치로 이어지는 한식 밥상을 유지할 수 있게 된다. 현지 사정에 맞춘 볶음밥인 이른바 ‘지름밥’과 함께 빵을 곁들인 퓨전 식단에 쌀밥과 된장국과 시래기국을 먹어가면서 밥상 문화를 이어갔던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이어진 고려인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새로운 음식문화는 다시 이역만리를 돌아 서울의 어느 골목 우리 곁으로 돌아 왔다.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


▶ 골목의 역사를 알리려면

유성호 문화지평 대표는 ‘숨어있는 문화유산을 대중들에게 널리 알리고 현장에 와서 직접 보고 정보를 취득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드는 것은 문화 기획자들의 몫’이라고 스스로에게 책임을 부여한다.


대부분의 문화유산이 골목 속에 있고 차를 타고는 접근도 어려우며 그냥 지나칠 수 있기 때문에 소중한 우리의 문화유산을 접하는 가장 쉬운 방법은 많이 걷는 것이다.


걷다 보면 우리한테 말을 걸어올 것이고 같이 교감할 수 있을 것이고 그 문화 유산들이 골목 속에 있다가 대로변으로 걸어 나올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이 든다고 한다.


현재의 영광과 풍요로움이 과연 나의 존재와 노력만으로 달성된 것일까, 골목의 역사를체험하고 교육하는 것이 어렵지만은 않다. 이번 주말, 우리가 지금껏 잊고 지내온 선조들의 극복의 과정들이 바로 근처에 있는 것은 아닌지 자녀들과 함께 주변을 둘러보기 바란다. /박진관 기자 nomadp@sedaily.com


본 기획물은 한국언론진흥재단의 정부광고 수수료를 지원받아 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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