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코, 세계 첫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 성료

산업·IT 입력 2021-10-27 16:36:22 정새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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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yIS 2021 포럼에서 개회사를 하는 최정우 회장. [사진=포스코]

[서울경제TV=정새미 기자] 포스코가 주관한 세계 최초의 수소환원제철 국제포럼(HyIS 2021 Hydrogen Iron & Steel Making Forum 2021)이 3일간의 일정을 끝으로 지난 8일 막을 내렸다. 이번 포럼에서 전 세계 철강사와 각국 철강협회, 원료공급, 에너지, 엔지니어링 기업과 정부•국제기구 관계자들은 2050 탄소중립(net-zero)을 앞두고 철강업계의 화두로 떠오른 수소환원제철법으로의 일대 전환을 앞당기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평가다. 


HyIS 2021은 10월 6일부터 7일까지 서울 그랜드 인터컨티넨탈 파르나스호텔에서 진행됐다. 마지막 날인 10월 8일에는 포항제철소 투어가 이어졌다. 


첫째 날인 지난 6일은 문재인 대통령의 축전으로 시작했다. 문재인 대통령은 영상을 통해 HyIS 2021 참석자들을 환영하며, 탄소중립이라는 인류사적 중요한 기점에서 철강기업의 중요한 역할을 강조했다. 그리고 한국이 먼저 행동하고 세계와 협력해 수소환원제철을 비롯한 수소 생태계의 기초를 다지고 기후위기를 극복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서 진행된 최정우 회장의 기조연설에서 철은 알루미늄 등 다른 소재 대비 단위당 탄소 배출량이 낮으며 재활용률이 높아 친환경적인 소재임을 강조했다. 최정우 회장은 "알루미늄 등의 소재에 비해 막대한 생산량 때문에 철강은 탄소중립에서 역할이 크다"라며 "수소환원제철이라는 돌파구를 마련하는 데 있어 많은 비용과 시간이 필요한 만큼, 철강사들 간의 협력과 정부, 사회의 지원이 중요하고, 이번 포럼을 통해 동력을 얻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승욱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김성환 국회의원도 HyIS 2021의 시작을 축하하며 대전환기를 맞이한 철강산업계의 수소 인프라 구축과 정책 조율 등 지구의 운명을 바꿀 수소환원제철법의 첫걸음에 함께하겠다고 밝혔다.


키노트 연설은 세계철강협회와 호주 정부, 철강사, 에너지회사 등 부문별 연사 총 8명이 이틀에 걸쳐 진행했다. 키노트 연설의 시작은 에드윈 바쏜(Edwin Basson) 세계철강협회(worldsteel) 사무총장이 맡았다. 에드윈 바쏜 사무총장은 "2015년 파리협정 이후 지구 온도 상승을 1.5℃ 이내로 억제하기 위해, 전세계 탄소 배출의 약 7%를 차지하는 철강산업이 저탄소 전환을 서둘러야 한다"며, 그 대책으로 2019년부터 시행 중인 ‘스텝업 프로그램(Step-up Programme)’을 소개했다. 스텝업 프로그램은 △연원료 효율 개선 △에너지 효율 개선 △제품 수율 증대 △프로세스 신뢰도 개선 등 4단계로 구성돼있다. 바쏜 사무총장은 업계 내외를 아우르는 참여를 통해 탄소중립 목표 달성에 함께하자고 말했다.


리즈완 잔주아(Rizwan Janjua) 세계철강협회 기술분과장은 바쏜 사무총장이 소개한 스텝업 프로그램의 책임자를 맡고 있다. 그는 7일 키노트 연설에서 철강업계가 자원의 거대 공급자이자 동시에 수요자이며 산업 생태계의 일부인만큼, 에너지 산업, 투자자, 정책 입안자들 간의 분야를 뛰어넘는 협업과, 기술적 돌파구 마련을 위한 지속적인 투자•연구개발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특히 자원과 에너지가 지리적으로 편중된 만큼, 열린 대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말했다.


생산과정의 탄소배출 저감 과제에 직면한 철강사도 키노트 연설을 통해 중요한 화두를 던졌다. 스웨덴 철강업체 SSAB의 마틴 웬궈 페이(Martin Wenguo Pei) 최고기술책임자는 철광석 생산기업 LKAB와 에너지 기업 바텐발(Vattenfal)이 합작해 개발한 수소환원공법인 하이브리트 (HYBRIT: Hydrogen Breakthrough Ironmaking Technology) 기술과 스웨덴의 탄소중립 모델을 소개했다.


이덕락 기술연구원장은 포스코의 탄소중립정책과 수소환원제철 HyREX(Hydrogen Reduction Steelmaking) 기술에 대해 발표했다. HyREX는 포스코의 FINEX를 통해 축적한 유동로 기술을 활용하므로 분철을 그대로 사용하는 반면 SSAB의 하이브리트는 직접 환원 샤프트(shaft)로 기반이며 펠렛 형태로 가공한 철광석을 쓰는 차이점이 있다. 두 공법은 수소환원이라는 같은 원리를 활용한다는 점을 제외하면 각자의 특징이 명확히 갈린다. 이덕락 기술연구원장은 페이 최고기술책임자에게 수소 환원반응의 열손실을 보상하기 위해 어떤 가열 방식을 쓰는지 질문하는 등, 양사 간 기술 차이에 따른 시사점을 찾는 시간을 가졌다.


수소환원제철 공법의 과제는 수소의 생산과 운송, 저장에 필요한 막대한 에너지와 인프라이다. 알란 핀켈 (Alan Finkel) 호주 정부 저탄소 특별고문과 호주 천연가스 생산업체인 우드사이드의 닐 카바나(Neil Kavanagh) 수석과학자는 키노트 연설에서 그 가능성을 점쳤다. 그는 "수소는 같은 양의 석유보다 많은 에너지를 발생시키는 고밀도 에너지원이지만 물을 전기분해하는 데 필요한 전력을 발전하는 과정에서 화석연료를 배제하고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야 한다는 점, 저장, 운송에 액화 과정 등 특수한 설비와 에너지가 필요하다는 점 등 과제가 산적해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두 키노트 연설자는 이 과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을 다른 연설자들과 마찬가지로 산업, 정부 간 유기적인 협력에서 찾았다.


협력의 장은 각론으로 들어가 분야별 세션으로 이어졌다. 발표자들은 HyIS 2021 현장의 스크린을 통해 참석자들에게 각자가 위치한 시간 대에 맞춰 아침, 점심, 저녁 인사를 동시에 건네며 정책(Policy), 기술(Technology), 협업(Collaboration) 세션 발표와 토론을 했다.


정책 세션은 유럽철강협회 (EUROFER), 일본철강연맹(JISF)이 참석해 각국의 철강업계 탄소중립 정책을 논의했다. 유럽의 그린딜*, Fit for 55*, 일본의 2050 탈탄소 사회 실현 선언 등 국가별, 지역별 특징을 반영한 정책을 소개했다.


100% 수소환원제철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로, 철강사들은 저마다의 노하우와 강점을 토대로 기존 공법의 효율을 개선하고 신기술을 접목해나가는 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이에 기술 세션에서는 철강사의 탄소배출 저감 노력의 현주소를 만나볼 수 있는 시간을 가졌다.


수소환원제철로 가는 과도기에서 철강사들이 공통적으로 주목하고 있는 점은 탄소배출 저감을 위한 스크랩 사용의 증가와 전기로 비중의 증가다. 하지만 세계적인 철강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전기로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철강사들은 △탄소 포집과 활용•저장기술(CCUS: Carbon Capture, Utilization and Storage) 개발 △물 전기분해장치 기술 개발 △자체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투자 △고로 발생 이산화탄소를 메탄으로 치환해 환원제로 재사용하는 탄소 재활용 △바이오매스 등 대체 환원제 개발 △자체 탄소자산관리 조직 신설 및 디지털화를 통한 제조효율 향상 등 다양한 방법을 혼합해 탄소배출을 줄여나가는 로드맵을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호응해 원료사, 에너지회사들은 생산과정에서 탄소배출을 최소화하거나 신재생에너지를 100% 사용하는 친환경 연원료 제공 솔루션을, 엔지니어링 회사들은 철강사의 니즈에 맞춘 고효율 제조 기술 솔루션을 소개했다.


마지막 협업 세션에서는 철강기술과 시장 전망에 대한 전문가 토론이 진행됐다. 수소환원제철 기술 현황과 상용화를 위한 요소, 그리고 2050 탄소중립 이후 제품과 시장, 가격 및 정부 정책과 지원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마지막 날은 포스코는 포럼 주관사로서 참석자들을 포항제철소로 초청했다. 참석자들은 포스코 HyREX기술의 모태가 된 FINEX공정과 포스코역사관을 방문해 포스코가 걸어온 길과, 탄소중립 2050을 위해 걸어갈 길을 만나보는 시간을 가지기도 했다.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해 한 자리에 모두 모이기는 어려웠지만, 탄소중립이라는 전 세계 철강사들의 공통의 목표를 위해 다양한 논의가 펼쳐지는 뜻깊은 시간이었다"라며 "앞으로도 포스코를 비롯한 전 세계 철강 전문가들이 다 함께 공통의 목표를 향해 나아가기를 기대해 본다"고 말했다. / jam@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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