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시장 막 커지는데…명품 플랫폼 고발 전쟁

산업·IT 입력 2021-09-30 20:37:17 문다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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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앵커]

최근 부상하는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가 어수선합니다. 업계 후발주자인 캐치패션이 경쟁사 3사를 저작권 위반과 허위광고 등 혐의로 고발했는데요. 고발을 당한 명품 플랫폼 업계는 캐치패션의 일방적인 주장이라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습니다. 경제산업부 문다애기자와 명품 플랫폼 업계 논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문 기자, 먼저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가 어떻게 구성돼 있는지 짚어주시죠.

 

[기자]

온라인 명품 플랫폼은 ‘명품 열풍’에 따라 같이 성장하고 있는 분야입니다. 아무래도 명품은 신뢰도가 생명이기 때문에 온라인을 통한 거래를 꺼리는 경향이 있었는데, 온라인 익숙한 MZ세대들의 ‘플렉스’ 문화가 확산되며 빠르게 크고 있습니다.

 

업계는 머스트잇, 트렌비, 발란, 캐치패션을 중심으로 커가고 있습니다. 머스트잇·트렌비·발란의 지난해 거래액은 각각 2,514억원, 1,080억원, 500억원입니다.

 

[앵커]

최근 성장하고 있는 시장인데, 경쟁사간 고발이 일어나는 등 업계간 갈등이 벌어졌다면서요? 자세한 내막 들려주시죠.

 

[기자]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의 전쟁은 업계 후발 주자인 캐치패션이 터트린건데요. 경쟁사들이 해외 주요 온라인 명품 플랫폼들의 허가 없이 이들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는 내용이 골자입니다.

 

시작은 지난달 말입니다. 캐치패션의 운영사 스마일벤처스는 발란에 내용증명을 발송한 건데요. 허위 및 과장 광고와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의 상품 정보 무단 복제 및 사용 행위에 대해 해당 표현을 삭제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후 스마일벤처스는 발란 뿐만 아니라 트렌비, 머스트잇 3사를 저작권법위반죄와 정보통신망침해죄, 표시광고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 위반죄 적용 등의 이유로 경찰에 고발했습니다.

 

스마일벤처스의 법무 대리인 세움은 이들 3사가 온라인 명품 플랫폼 저작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들이 정식 계약 관계가 없는 해외 명품 플랫폼을 표시 광고하고 제휴 계약에 따라 상품을 제공받는 것처럼 표시했다는 건데요. 또 상품 페이지에는 정식 계약 관계가 없는 해외 온라인 명품 플랫폼의 상품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하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구체적으로 명품 브랜드 유통 채널인 매치스패션과 마이테레사, 파페치, 네타포르테, 육스 등 5개 해외 명품 플랫폼의 상품의 이름과 설명 및 이미지 등을 크롤링(웹문서에서 정보를 긁어오는 것)한 뒤 이를 상품 판매에 활용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언급된 명품 온라인 판매 채널들은 스마일벤처스가 제휴를 맺고 있는 공식 파트너사이기도 합니다.

 

[앵커]

경찰 고발 뿐 아니라 오늘 공정위에 제소도 했다면서요?

 

[기자]

네. 오늘 캐치패션은 추가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이들 3사를 신고했습니다.

 

공정위에 제출된 신고서에는 해외 온라인 판매업자로부터 상품을 계약관계에 따라 제공받은 것처럼 표시하거나, 구매대행 상품인 것처럼 표시했으나 실제 구매 내역이나 구체적인 판매정보를 살펴보면 병행수입의 형태를 보이고 있는 점, 또한 판매처와 유통경로를 다르게 표시하거나 은폐하는 방식으로 소비자가 오인할 수 있게 표시광고하고 있다는 점이 담겼습니다.

 

정호석 법무법인 세움 변호사는 "이들 3개사의 표시·광고행위는 표시광고법이 금하는 거짓·과장 광고로서 소비자 오인성 및 공정거래 저해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면서 "더 이상의 소비자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속한 제재가 필요하며, 공정거래 질서를 저해하는 행위가 반복되지 않도록 엄중히 책임을 물어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는데요.

 

특히 세움은 이들 3사가 언론 보도 이후 문제되는 부분을 삭제하거나 수정하고 있다고 했다고 주장했는데요. 정 변호사는 “상품 판매 페이지 내에서 직접적인 표시만 삭제하거나, 판매자명 또는 상품 이미지를 변경하고 여전히 상품 판매를 이어가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앵커]

그렇다면 고발 당한 경쟁사들은 이 사실에 대해 어떤 입장을 내놨나요?

 

[기자]

각 업체별로 짚어보겠습니다. 머스트잇은 고발 사실에 대해 “사실무근”이라고 강력 반발했습니다.

 

머스트잇이 진행 중인 부티크 서비스는 유럽 현지 부티크와의 정식 계약 관계를 통해 확보한 상품만을 판매하고 있으며, 상품 및 판매 정보도 적법한 절차를 거쳐 공개하고 있다는 입장인데요. 특히 상품 정보를 무단으로 사용했다(크롤링)는 해외 유통업체와도 정식 계약을 맺고 있는 상태라며 상품 및 판매 정보 활용과 관련해 권한을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머스트잇은 향후 사실관계 확인을 통해 이번 의혹에 대한 진상을 밝히고 법무법인을 통해 무혐의를 입증하고 강력한 법적 조치를 취한다는 계획입니다.

 

트렌비도 대응에 나섭니다. 트렌비는 캐치패션의 일방적인 주장이라고 반박했습니다. 캐치패션측에서 언급한 일부 파트너사들의 물건들은 판매하고 있지 않거나 파트너쉽을 가지고 정당하게 운영하고 있다는 겁니다. 크롤링에 대한 부분 역시 계약에 따라 이행되고 있는 부분이며 법적인 문제가 없단 입장입니다.

 

이에 스마일벤처스 대표, CPO를 대상으로 트렌비는 해당 언급 관련해 정정할 것을 먼저 요구했으나 어떤 답변도 없어, 법무법인을 통해 법적 조치를 취하고 있으며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무고죄 등 명목으로 이른 시일 내 두 명을 형사고소할 계획이며, 향후 사실 관계에 따라 강경하게 대응할 예정이라고 설명했습니다.

 

발란은 언급된 해외 플랫폼들과 공식 계약을 체결하거나 공식 바이어 형태로 발란몰 내 입점해 우호적인 협력관계를 맺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달 말 스마일벤처스가 지적하며 내용증명을 발송한 '크롤링'의 경우 사이트가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진행해 문제가 없다는 겁니다. 

 

다만 발란은 아직 캐치패션으로부터 아직 고발장을 받지 못해, 구체적으로 캐치패션 측에서 어떤 혐의로 고발을 한 것인지 파악하기 어려워 고발장 수령 후 수사기관을 통해 대응한다는 방침입니다.

 

이번 논란에 대해 명품 플랫폼 업계는 기존 플랫폼의 이미지를 깎아내리려는 다분히 악의적인 언론플레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캐치패션이 시장의 주목을 받기 위해 억지를 부리고 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업계 관계자 입장 들어보시죠.

 

[인터뷰] 온라인 명품 플랫폼 업계 관계자

“(캐치패션의) 노이즈 마케팅이라고 보고 있고요. 해외 명품 플랫폼이 캐치패션에게만 독점 계약 권리를 줄리가 없고 저희도 당연히 계약을 맺어서 진행하고 있고요. 이거는 이슈를 만들어서 주목을 받고자 고발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리고 업계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거 같아서 걱정이 되는데, 이렇게 노이즈 마케팅을 하면 고객들이 온라인 명품에 대해서 부정적인 인식을 가질 수 있고, 그게 업계 전체에는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앵커]

이번 갈등 어떻게 결론 날지 궁금합니다. 그리고 왜 이런 갈등이 생겼는지에 대한 분석도 알려주시죠.

 

[기자]

현재로선 각 회사마다 유럽 현지 업체와 맺은 계약내용 등이 다르고 유통 구조가 복잡해 쉽게 결론이 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됩니다.

 

명품 플랫폼 간의 싸움은 급성장하는 온라인 명품 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함으로 풀이됩니다. 시장조사기관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국내 온라인 명품 시장 규모는 2015년 1조455억원에서 지난해 1조6,000억원 가량으로 53% 가량 성장한 것으로 추산되는데요. 이는 전체 명품 시장의 10% 정도로, 올해에는 2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전망됩니다.

 

실제로 머스트잇, 트렌비 등은 최근 투자금을 대거 유치하는 등 성장 가도를 달리고 있습니다. 머스트잇은 지난 6월 카카오인베스트먼트와 케이투인베스트먼트파트너스로부터 130억원 규모의 브릿지 라운드 투자를 유치했고, 트렌비는 지난달 3년 만에 누적 투자액 400억원을 달성했습니다.

 

시장 성장폭도 큽니다. 지난해 거래액 2,514억원을 달성한 머스트잇은 지난 2011년 창업 이후 연평균 80% 이상씩 성장했고, 트렌비와 발란은 지난해 각각 1,080억원, 50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며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 스마일벤처스가 온라인 명품 구매에서 가장 중요한 '정품 보장' 문제를 제기해 주도권을 가져오겠다는 목표로 고발에 나선 것이란 분석이 우세합니다.

 

[앵커]

그런데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업계를 위축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한다면서요?

 

[기자]

일각에선 이번 사태가 성장하고 있는 명품 플랫폼 시장에 찬물을 끼얹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옵니다. 가짜 명품이 안그래도 성행하는데, 이번 사태로 업계 전반적인 신뢰가 저하될 수 있다는 겁니다. 소송전으로 진품/가품 진위 여부가 공론화되면 소비자들에게 인지도를 높이기도 전에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건데요.

 

업계에선 캐치패션이 다른 온라인 플랫폼으로 사는 것은 정품이 아닐 수 있으며 캐치패션만 정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마케팅 캠페인을 론칭하고 있는데, 근거를 세부적으로 제시하기 보다는 일단 부정이슈와 ‘우리만 정품’이라는 캠페인 운영은 산업 전체를 깎아내리는 행위라고 지적했습니다.

 

[앵커]

아직 스타트업 규모에 불과한 이들이 무리한 점유율 싸움을 벌이면 불필요한 출혈 경쟁이 이어질 수 밖에 없다는 거네요. 지금까지 경제산업부 문다애 기자에게 들어봤습니다.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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