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탄소흡수원 ‘블루카본’을 지켜라

경제 입력 2021-05-10 23:39:53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나무를 많이 심는 게 탄소를 줄이기 방법인 건 다들 알고 계실 겁니다. 그래서 나무를 그린카본이라고 부르는데요.

그런데 최근 국제사회가 주목하는 탄소흡수체가 있습니다. 바로 해안생태계인 맹그로브, 염습지, 잘피림등의 블루카본입니다.

블루카본은 나무등의 그린카본보다 50배나 빠른 속도로 많은 탄소를 땅속에 저장하고 여기에다가 유기물을 정화해 깨끗한 환경을 만든다고 해요.

그래서 오늘은 블루카본의 역할과 경제적 효과에 대해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나라에는 많이 분포하고 있지는 않지만 매우 좋은 블루카본이라는 맹그로브는 무엇인가요?

 

[반기성 센터장]

바닷물과 민물이 만나는 곳에 자생하는 나무숲을 맹그로브라고 부릅니다. 맹그로부는 탄소고정효과가 뛰어난데요. 맹그로브 숲은 헥타르당 690~1000 톤의 탄소를 함유하는 역할을 해주면서 대기 중의 이산화탄소 농도를 줄여 줍니다.

저개발국 위주로 개발을 위해 맹그로브 숲을 없애고 있는데 이로 인해 삼림벌채로 인한 총 탄소 배출량의 10% 정도가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가 아마존이나 열대우림 대형산불을 많이 걱정하는데 맹그로브의 파괴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것이지요.

또 맹그로브는 해일 피해를 줄여주는데요. 맹그로브 지역 100m를 지날 때 파도 높이가 13~66% 감소하고 500m를 지날 때 파도 높이가 50~100% 감소합니다. 2008년 미얀마를 강타한 나르기스란 태풍으로 인해 18만명이 사망했는데요. 중형급태풍이었음에도 피해가 이렇게 컸던 것은 해안가의 맹그로브숲을 다 없애버렸는데 태풍에 동반된 강한 해일이 해변가를 덮치면서 엄청난 인명피해가 발생한 것이지요. 경제적 피해는 말할 것도 없을 정도였지요.

 

[앵커]

우리나라에는 맹그로브가 적잖아요.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태표적인 블루카본에는 무엇이 있는지요?

 

[반기성 센터장]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블루카본에는 갯벌이 있습니다. 올해 4월 12일에 해양환경공단과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서울대·부산대 연구팀 등 10개 기관이 4년간 진행해 온 ‘국가 블루카본 정보시스템 구축 및 평가관리기술 개발’ 보고서를 발표했는데요.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 갯벌은 해마다 승용차 20만대가 내뿜는 48만4500t의 온실가스를 흡수하는 정도라고 밝혔습니다. 이 양은 30년 된 소나무 약 7,340만그루가 연간 흡수하는 이산화탄소량과 비슷하다는 것으로 얼마나 갯벌이 이산화탄소 저감에 큰 역할을 하는지 알 수 있습니다. 연안습지의 연간 이산화탄소 흡수량은 갯벌이 48만4,506톤, 염습지 8,213톤, 잘피림 7,733톤 등 총 50만452톤인데요.

갯벌이란 생물이 살지 않는 지역으로 우리나라 연안습지의 98%를 차지하기에 이산화탄소 흡수량이 압도적이지요. 염습지는 갈대와 칠면초 등 염생식물이 서식하는 연안 모래언덕이나 갯벌을 말하구요. 잘피림은 바닷물에서 꽃을 피우는 거머리말과 새우말 등의 군락지를 말합니다.

국가습지보전사업관리단에서는 연안습지의 경제적 효과가 매년 1,100억원이나 된다고 주장할 정도로 경제적 효과가 매우 큰데요. 우리나라에는 순천만 연안습지가 세계적으로 유명합니다.

 

[앵커]

맹그로브나 갯벌 같은 블루카본을 주목하는 이유는 뭡니까?

 

[반기성 센터장]

현재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블루카본은 맹그로브숲, 염습지, 잘피림 등 3가지인데요. 세계 151개 국가에서 블루카본 3가지 중 최소 1가지를, 71개국은 3가지 모두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과학자뿐만 아니라 많은 나라들이 블루카본에 주목하는 것은 블루카본이 해안 생태계를 보호할 뿐 아니라 비용 대비 온실가스 흡수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탄소저감능력이 뛰어나다 보니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IPCC)는 2019년 발표한 ‘해양 및 빙권 특별보고서’에서 블루카본을 온실가스 감축 수단으로 공식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로 인해 미국·호주 등 주요국은 블루카본을 국가 온실가스 통계에 포함시켰고, 28개국은 연안습지를 온실가스 감축수단으로 활용하고 있지요.

 

[앵커]

그러니까 블루카본의 보존과 발굴은 ‘탄소 배출 감축’보다는 ‘탄소흡수’에 중점을 두는 기후변화 대응이라고 할 수 있겠군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인간의 개발로 인한 간척사업과 지구온난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 등으로 연안습지가 매년 줄어들고 있다는 겁니다.

유엔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협의체에 따르면 연안습지가 감소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매년 최대 54억톤의 이산화탄소가 땅속으로 흡수되지 않고 대기 중에 배출되고 있다고 해요.

우리나라 연안습지도 크게 줄고 있는데요. 1987년 3,204㎢에서 2018년 2,482㎢로 30년 사이에 약 23% 감소했습니다. 정부에서는 이에 대응하기 위해 2022년부터 2025년까지 연안습지 4.5㎢를 우선 복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우리나라도 블루카본을 보존하고 발굴할 수 있는 중장기적인 계획을 세워 추진해나갔으면 합니다.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