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기줄 바글바글…신화월드 방역수칙 위반 논란

산업·IT 입력 2021-03-09 15:56:26 문다애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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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위험하니 환불해달라” 고객 항의에 “환불 불가…줄 서라”

[사진=서울경제TV]

[서울경제TV=문다애 기자] 국내 최대 복합 리조트 제주도 신화월드가 코로나 방역수칙을 위반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코로나로 크게 떨어진 객실예약률을 높이려고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해 예상 이상의 고객들이 몰렸는데, 아무런 사전 준비가 돼 있지 않아 세 시간이 넘는 조식당 운영 시간 내내 수 십여 명이 대기줄 장사진을 이뤘다. 또한 코로나 감염 우려에 고객들이 줄 서기를 포기하고 환불을 요구했지만 호텔은 불가하다며 줄을 서라고 해 고객들의 거센 비난이 일었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25일부터 28일까지 제주신화월드의 객실 숙박률은 1, 2월 평균인 20% 보다 세 배 가량 높은 77.25%를 기록했다. 할인 프로모션을 실시해 평소보다 많은 고객이 몰린 것이다. 이로 인해 오전 7시부터 10시 반까지 조식 운영 시간 내내 조식당 앞에는 50명 가량의 고객들이 한 공간에서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했다. 현장에 있던 고객들이 “수 십 명을 무책임하게 몰아놓고 기다리라는 건 위험하다”며 호텔 측에 수 차례 항의했지만 호텔은 별다른 조치를 취하지 않고 “대기하라”고만 응대했다.

 

이 같은 안내로 방역수칙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조식당 부근에는 거리두기 표시선이 있었지만 많은 인원 탓에 표시선을 넘어 줄이 이어졌고, 이로인해 인원 간 1m 거리두기는 지켜지지 않았다.

 

호텔은 방역수칙을 적극적으로 지키려 했다고 해명했다. 다만 고객들을 통제하기 어려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현장에 있던 고객들은 호텔의 해명에 대해 의구심을 드러냈다. 고객 A씨는 “거리두기 표시선을 더 긋거나 인원을 분산해 방역수칙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등 다른 방안이 있을 텐데 종종 큰 소리로 간격 유지를 해달라는 안내만 했다”며 “적극적으로 방역수칙을 지키려고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환불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지난달 25일 줄을 서서 기다리던 고객들이 코로나에 감염될 우려가 있어 줄을 서지 못하겠다고 조식을 환불해달라고 했지만, 호텔은 “환불은 불가하며 입장까지 기다려라”라고만 안내해 항의는 더 빗발쳤다. 이 같은 사태는 다음날인 26일에도 반복돼 고객들의 항의가 거세지자, 그제서야 호텔은 항의한 손님에 한해서만 환불을 해주겠다고 수습했다. 이용고객은 수 백 명이었지만, 실제로 환불받은 고객은 10팀 이하다.

 

호텔에 투숙했던 A씨는 “대기만 한 시간 가량이라 계획했던 일정이 모두 미뤄져 조식 환불을 요구했지만 거부당해 황당했다”며 “결국 다음날은 업무 일정이 밀릴까봐 조식을 먹지 않고 나갈 수 밖에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번 사태에 대해 호텔은 직원 감축으로 인한 미숙 운영이라고 해명했다. 코로나 사태로 인한 경영 악화로 고용유지 지원프로그램을 진행 중이고, 이로 인해 인력 평소보다 30% 적어 발생한 일이란 것이다. 또한 큰 폭의 할인으로 갑자기 고객이 몰려 대처하기 어려웠다는 설명이다.

 

그러나 호텔업계는 신화월드의 해명을 이해하기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일반적인 도시와 달리 관광 도시인 제주도 특성상 비즈니스 고객보다 레저(관광객) 수요가 압도적으로 높고, 이로 인해 최소한 며칠 전에 예약을 하고 방문하는 여행객이 대부분인 만큼 당일 예약하는 ‘워크인’ 수요가 적어, 충분히 미리 수요를 예측할 수 있었다는 이유에서다. 또한 호텔이 이런 사태를 미리 알고 있었던 정황도 나왔다. 호텔이 체크인 시 ‘오전 7시까지 조식당에 오지 않으면 최소 한 시간 가량을 기다려야 한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결국 사태를 이미 인지하고 있었음에도 아무런 사전 조치도 취하지 않고 불편만 고객들에게 전가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OTA 채널을 통해 큰 폭의 할인율을 내세운 것은 호텔이 미리 프로모션을 계획했다는 것”이라며 “수요가 늘 것을 알았을 텐데 사전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건 방역수칙을 안일하게 생각한 것으로 보인다”고 꼬집었다. 이어 ”신화월드와 달리 대부분 호텔들이 방역 수칙 준수를 위해 조식당 뷔페 업장 운영을 중단하거나, 뷔페 대신 단품 메뉴를 제공하고, 객실로 음식을 보내 코로나 감염 우려를 최소화 하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논란이 되자 호텔 측은 부랴부랴 조식당 운영 공간을 확장하고 지난달까지 30%감축했던 직원 운영을 정상 수준으로 올려 향후 이 같은 사태를 방지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호텔 관계자는 “코로나 장기화로 인해 위기 극복을 위한 고육지책으로 진행된 프로모션 프로그램을 운영 중이라 여러모로 운영이 매끄럽지 않았다”며 “앞으로 체크인 시 사전 안내를 더 자세하게 하겠다”고 말했다./문다애기자 dalove@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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