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초일류 미국, 왜 한파 피해 클까

경제 입력 2021-03-08 19:40:22 수정 2021-03-09 10:18:32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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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2월 중순에 미국에 강력한 한파와 폭설이 몰아 닥치면서 큰 피해가 발생했다고 합니다.텍사스주는 전력공급불능으로 수백만 가구가 정전상태에 빠졌다고 합니다. 이때문에 이 지역에 있는 삼성전자의 오스틴 반도체 공장도 가동을 중단했는데요.
선진국인 미국이 어쩌다 한파와 폭설에 이렇게 큰 피해를 당했는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미국에 혹한과 폭설이 발생한 원인은 무엇인가요?

[반기성 센터장]
지구온난화가 주범으로 북극기온이 상승하면서 빙하가 녹게되면 북극한기를 막아주는 제트기류가 약해지면서 중위도지역까지 내려와 북극한기를 남하시킵니다. 2월 중순에 미국쪽으로 북극한파가 강력하게 내려왔는데요.
미국이 얼마나 추웠는가 잘 보여주는 것이 미 항공우주국(NASA)이 2월 17일 공개한 지도 데이터인데요. 이 지도를 보면 북극발 한파의 위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지도에는 15일 기준 지상 2m 높이의 공기 온도가 표시됐는데, 북극에서 내려온 한기가 캐나다를 거쳐 미 남부 텍사스까지 뻗어 있는데, 가장 어두운 파란색 영역은 -35도를, 흰색은 0도 안팎을 가리킵니다. 미국 전역이 영하권의 낡씨라고 보시면 됩니다. 특히 이번에 문제가 된 곳이 미국의 가장 남쪽에 위치한 텍사스 주입니다. 이 지역은 원래 이맘때면 영상 15도 정도 되는데 영하16도까지 떨어졌고 눈폭풍까지 몰아친 것이지요.
이로 인해 텍사스 등 7개 주는 비상사태가 선포되었구요. 미국 인구의 절반에 가까운 1억 5천만 명이 눈폭풍 경보 발령 지역에 속해 있었습니다. 

[앵커]
이번 한파도 기록적이었지만 미국전역의 73%가 눈에 뒤덮였다구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이번 눈폭풍으로 인해 미 본토 73%가 눈에 뒤덮였습니다. 그리고 이번 한파로 눈을 보기 힘든 미 남부지역까지 폭설이 쏟아졌는데요.
미 국립해양대기관리국(NOAA)의 분석 결과 미 본토 48개 주(州) 전체 면적의 73%가 눈에 뒤덮였는데, 이것은 2003년 이후 가장 넓은 지역에 눈이 내린 것으로, 미국 본토 4분의 3이 얼어붙은 셈입니다.
강력한 눈폭풍으로 인해 영하 30~40도의 한파로 최소 23명이 숨졌고, 추위를 피하려고 가스 오븐 등으로 난방을 하다 일산화탄소에 중독된 일도 잇따랐다고 합니다.
또 혹한과 정전 사태로 코로나19 백신 접종도 차질을 빚고 있구요. 자동차 공장 생산 중단과 항공기 수천 편의 결항, 피해 규모가 1조원 이상이 될 거란 관측까지 나왔습니다. 참고로 우리나라도 2004년 중부지방에 내린 폭설로 인한 경제적 피해가 6,734억원이었습니다,

[앵커]
그런데 이번 눈폭풍으로 인해 발전시설이 고장나면서 18개 주 550만 가구에는 전력 공급이 끊겼다고 하던데요. 

[반기성 센터장]
미국의 경우 눈폭풍이 덮치면 정전소동이 자주 발생하는데요. 미국 북동부지역이 아닌 따뜻한 남부의 텍사스주를 덮친 기록적 한파로 대규모 정전 사태가 빌생했다고 해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이 20년 만에 처음으로 멈춰 섰고, 텍사스에 공장을 둔 HP와 3M 등 글로벌 기업들도 전력 수급에 차질이 생긴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이렇게 텍사스 주가 블랙아웃 직전까지 간 것은 에너지믹스가 원인이었다고 합니다. 혹한과 폭설로 발전소 가동이 중단되면서 4만5,000MW 용량의 전력 공급이 끊겼는데요.
텍사스주의 발전원(發電源)별 비율을 보면, 천연가스가 52%, 풍력 등 재생에너지(수력 제외) 23%, 석탄 17%, 원전·수력·석유발전 등 8%인데요. 한파로 가스관이 얼어붙으면서 가스발전이 가동을 멈췄으며,
풍력발전기의 터빈이 얼어붙어 전력을 생산하지 못한 것이지요. 이로 인해 텍사스에 정전 사태가 일어난 것이지요, 원자력발전소가 전기 공급을 하면서 블랙아웃을 가까스로 막았습니다. 

[앵커]
원전을 없애고 재생에너지를 늘리다가 폭설과 한파로 인해 전력공급망이 무너진 것이군요. 이로 인해 개인들이 내야 하는 전기세가 폭탄요금이었다구요? 

[반기성 센터장]
텍사스주의 대규모 정전사태의 근본 원인은 ‘전기시장 자유화’라고 합니다. 텍사스에서 영업하는 전기 공급업체 220곳은 소비자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가격 인하 경쟁을 벌였고, 주민들도 만족했는데 문제가 무엇인가 하면 가격인하경쟁은 필연적으로 안정적인 전력공급이 어렵게 된다는 것을 뜻합니다.
예를 들어 텍사스 전력 생산의 7%를 담당하는 풍력 발전의 경우 겨울철에 온도가 떨어지면 터빈에 발생하는 얼음을 제거하는 장치가 필수적이지만, 비용 절감을 하려는 전기 공급업체들은 얼음 제거 장치를 설치하지 않은 겁니다. 화력발전소의 경우에도 실내가 아닌 실외에 시설을 설치한 업체들이 많다보니 예상치 못한 한파가 닥치자 주요 부품이 외부에 노출된 업체들은 가동을 중단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요.
결국 전력생산이 부족해지면서 텍사스주 일부 주민은 이달 지불해야 할 전기요금이 전달보다 20배 넘게 뛰면서 1,881만원의 청구서를 받은 가정도 있었고 텍사스 주민 2만9,000명 정도가 이런 피해를 입었다고 합니다. 저는 이번 텍사스의 사례를 우리나라도 참고해야 한다고 봅니다.
풍력과 태양광발전 의존도가 커질수록 전력망 신뢰도가 떨어지는데 재생에너지는 일주일 24시간 내내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없기 때문입니다. 기후변화가 극심한 시대에 우리나라도 안정적인 전력을 유지하기 위해 최선의 방안이 무엇인지 생각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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