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눈 피해·제설비용 줄이는 날씨경영

전국 입력 2021-01-25 20:32:54 수정 2021-01-26 13:46:42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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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겨울에는 눈이 많이 내리는데요. 1월 초 서울 강남지역에 폭설이 내렸을 때 피해가 속출했지요. 곳곳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고, 아예 운행이 불가능해지자 차를 길에 두고 가는 경우도 있는 등 교통대란이 벌어졌습니다. 

당시 가장 문제가 되었던 것은 눈이 예보됐는데도 불구하고 제설작업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건데요. 

그래서 오늘은 겨울철 제설에 관해 이야기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연초부터 눈 때문에 차 사고도 많고, 출퇴근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이래저래 피해가 많다 보니, 오죽하면 “하늘에서 쓰레기가 내린 것 같다” 이런 말까지 들려오네요.


[반기성 센터장]

네, 그렇습니다. 눈이 많이 오고 눈으로 인해 피해를 입다 보니 그런 말이 나온 것으로 생각합니다만 눈에 부정적 요소만 있는 것은 아니지요. 

국립기상연구소는 2010년 1월 중부지방에 내린 눈(강설량 18cm)의 가치를 약 8,300억 원이라고 추정했는데요. 

이 눈으로 인해 겨울과 봄 가뭄을 해소할 수 있는 수자원 확보 효과, 그리고 대기오염 정화비용, 여기에 스키장 등에서 인공눈을 만들어 뿌리는 비용 등 날씨가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모두 고려한 수치였습니다. 

겨울철 한철 장사에 의존해야 하는 스키장이 인공눈을 뿌려 슬로프를 유지하는 데 드는 비용은 하루 약 1,000만 원, 시즌으로 보면 10억 원 정도 든다고 해요. 그런데 눈이 내리면 그야말로 비용이 절감되는 것이지요. 

이처럼 눈이 주는 긍정적인 요소도 분명 있어요. 다만 눈으로 인한 피해로 인해 만들어진 부정적인 요소는 날씨 정보를 잘 활용하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앵커] 

눈이 내려서 얻을 수 있는 긍정적인 면을 잘 활용하고, 부정적인 면은 잘 관리하면 된다는 말씀으로 이해되는데요.

최근에 폭설로 많은 차량들이 피해를 입었는데, 이런 문제는 어떻게 해결할 수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눈으로 인한 피해도 날씨 정보를 잘 활용하면 줄이거나 예방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특히 눈으로 인한 피해 중 교통사고는 생명과 직결된다는 점에서 가장 심각하지만 반대로 날씨 정보를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분야이기도 해요. 

제설은 날씨 정보를 활용해 염화칼슘을 뿌리는 시점을 조절하는 것만으로도 비용과 효과 등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을 수 있습니다. 

염화칼슘은 수분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열을 발생시키기 때문에 주변의 눈을 녹일 수 있구요. 염화칼슘이 섞인 물은 어는점이 영하 50도 이하로 낮아지기 때문에 한 번 녹인 눈이 다시 얼지도 않아 가장 많이 쓰입니다. 


[앵커]

그럼 1월초의 폭설 때 염화칼슘을 뿌리는 타임이 틀렸다는 건가요?


[반기성 센터장]

그렇다고 봅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염화칼슘을 뿌리는 시점이 조금만 늦어도 그 효과가 반감되거나 오히려 미끄러움을 가중시킨다는 거에요. 

여기서 필요한 것이 바로 날씨 경영입니다. 

산지가 많은 지역과 평지가 많은 지역의 제설 대책이 달라야 하듯 현재 천편일률적인 각 지방자치단체의 제설 정책을 세분해 지역 기후나 도로 사정, 당일의 날씨까지 고려한 맞춤형 기상정보를 활용한다면 눈으로 인한 피해를 예방하거나 최소화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앵커] 

아무래도 눈이 많이 오는 선진국에서는 이런 제설날씨경영을 할 것 같은데 어떤가요?


[반기성 센터장]

가장 유명한 곳이 영국입니다. 영국의 도로기상정보시스템 활용을 통한 편익은 웨체스터(Worcester) 지역에서 찾아 볼 수 있는데요. 날씨예보를 제설에 적극 활용하고 있습니다.

이들의 제설날씨 경영으로 동절기 서리에 대한 단기 기상 예보의 정확도가 57%에서 91%로 향상되자, 제설제(소금) 사용량의 15%가 절감되었는데 이것은 정확한 시간에 적절한 양의 소금을 뿌리게 되었다는 겁니다. 

이로 인해 우리나라 돈으로 환산하면 약 8,400만원 정도 비용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이들의 날씨제설 시스템인 ‘Open Road’서비스를 통해 연간 3억 3,000만 원이상의 소금 비용이 절약됐습니다. 소금비용만 추정한 것이지 제설로 인한 인원이나 장비동원. 그리고 눈피해까지 더한다면 엄청난 비용절감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지요. 

미국도 연방도로관리청이 만든 겨울철 도로 관리 지원 시스템에서 특정 도로의 기상 및 도로상태 예보, 제설작업 최적시간과 제설제 종류 및 사용량을 제공합니다. 이들은 기상청이나 관측 센서로부터 데이터를 수집한 후 이를 도로 기상예측 센서로 데이터를 전송한 후 도로 노면 온도 예측 모델, 제설제 살포 알고리즘등을 처리하기 위한 데이터 가공을 실시한 후 이를 도로 노면온도 예측 결과를 보여주고, 시간대별 제설제 권고 살포량을 제공하는 것이지요. 이로 인해 눈피해가 상당히 줄었다고 합니다. 우리도 이젠 선진국처럼 제설날씨 경영을 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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