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부동산 시장은 이미 기후변화 깨달았다

경제 입력 2021-01-19 20:09:26 수정 2021-01-19 20:17:5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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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만약에 지구에 있는 빙하가 전부 녹아버린다면 어떻게 될까요? 

전문가들은 빙하가 모두 녹을 경우 태평양, 대서양 등 대부분 바다의 수위가 지금보다 약 66m 가량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고 합니다. 미국 자유여신상이 거의 어깨까지 물에 잠긴다는 얘긴데요.

해수면 상승은 부동산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합니다. 

이 이야기를 오늘 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반기성 케이웨더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전 지구의 빙하가 다 녹으려면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 같지만 이미 저지대 국가들은 침수피해를 입기 시작했지 않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지난 번에 소개해 드렸던 2030년이면 부산 해안가와 인천공항 대부분이 물에 잠기고 대부분의 해안가도 침수된다는 영상이 있었지 않습니까? 많은 사람들이 충격을 받았다고 하는데 이건 실제 벌어질 상황으로 보시면 됩니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는 2020년 8월에 학술지 ‘지구환경 커뮤니케이션스’에 2019년 그린란드의 빙상 유실률이 역대 최고 기록을 경신했다고 밝혔는데요. 

이들은 다양한 위성영상을 이용해 분석했는데, 특히 2019년 한 해 동안 5,320억톤이 녹아 역대 가장 많은 얼음이 사라졌다는 겁니다. 연구팀은 “2019년 1~7월까지의 유실량만 봐도 2003~2016년 기록한 연평균 유실량을 약 50% 초과했다”고 밝혔는데요. 

그런데 그린란드의 빙하 유실이 가져올 재앙은 심각한 것이 해수면 상승에 많은 영향을 주기 때문으로 2019년 10월 국제 기후변화 연구단체 ‘클라이밋 센트럴’(Climate Central)은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2050년 전 세계 3억명이 거주하는 지역에 매년 침수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고 주장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해안가 지역이 침수될 것이라는 전망으로 해안가 주택가격이 내린다고 해요


[앵커]

우리나라는 어느 지역을 가리지 않고 집값이 오르고 있는데 조망이 좋은 해변가 주택 가격이 내린다니 정말인가요


[반기성 센터장]

네, 2018년에 하버드대학 교수 3명이 흥미로운 조사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했는데요. 

이들은 1971년부터 2017년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총 10만7,984개의 부동산 가격 인상을 분석했어요. 

그랬더니 이 지역이 고도가 높은 지역의 부동산은 가격이 오른 경우가 총 8만2,068건으로 76%나 되었다는 겁니다. 그런데 해변 근처에 위치한 조망이 좋은 주택들은 그보다 높은 지역에 위치한 주택보다 평균 7% 정도 낮은 값에 거래되었는데 바로 높은 곳이 침수피해가 덜 할 것이라는 겁니다. 

다만 월세의 경우에는 해변에서의 고도에 따라 차이가 없었는데 이것은 현재 살때는 별 영향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지만 부동산 투자 측면에서는 기후변화로 해수면이 상승해 침수가 이루어지면 가격이 폭락할 것이라는 생각 때문이라는 겁니다. 


[앵커]

혹시 이런 현상이 마이애미 지역에만 나타난 것은 아닌가요


[반기성 센터장]

아닙니다. 마이애미에만 국한한 것이 아니구요. 

미국 상무부 통계에서도 2008년 이후 일반 주택의 가격 상승률은 41%였으나, 해안가 주택의 경우 19%에 그쳤다는 것에서도 잘 나타납니다. 당연히 해안가 주택이 인기를 잃으면서 주택매매율도 떨어지고 있다고 해요. 

2015년 미국 전역에서 주택 매매는 2.6% 증가했지만 마이애미-데이드 카운티의 해안가 지역은 오히려 7.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합니다. 

문제는 해안가 지역의 부동산 거래 감소가 심해질 경우 세계적 금융 위기를 부른 2008년의 미국 부동산 거품 붕괴보다 더욱 심각한 결과가 초래될 것이라고 미국 국책 모기지 보증기관인 프레디 맥에서 보고서를 내기도 했다고 합니다. 그리고 한가지 더 말씀드린다면 최근 해수면상승에다가 해수온도 상승으로 허리케인이 강력해지면서 해안가 지역의 피해가 급증하고 있는 것도 한 몫하고 있습니다. 


[앵커] 

해수면 상승과 허리케인의 강력화가 해안가 주택가격을 하락시킨다는 다른 연구도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작년 10월 벤저민 키스 펜실베이니아대 와튼스쿨 교수는 플로리다주 고급 주택 중 해수면 상승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되는 지역에 위치할 경우 매매가 줄어들고 가격도 내렸다는 결과를 발표했습니다. 

예를 들어 해변에 위치한 발 하버는 평균 주택가격이 약 40억원에 이르는 대표적인 주택가인데요. 

2018년이 되면서 발 하버의 주택 거래량은 2000년대 초반의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주택가격은 2016년에 비해 7.6% 떨어졌다고 합니다. 

키스 교수는 해변에 밀접하거나 저지대에 위치한 주택이 기후변화로 인한 해수면 상승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우려때문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실제 미국의 기후학자들은  2045년까지 해수면 상승 탓에 해변에 위치한 주택 30만호가 침수 피해를 볼 것이라는 경고문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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