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기후변화, 인천국제공항 삼킨다

전국 입력 2020-12-21 19:18:33 수정 2020-12-22 09:22:15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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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가 지난 10월에 충격적인 영상을 공개했는데요. 앞으로 10년 후인 2030년에 한반도가 대홍수로 물에 잠기는 시뮬레이션 영상이었습니다. 

기후변화 연구단체인 ‘클라이밋 센트럴’의 연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해당 영상에는 대홍수로 인천공항에 계류중인 거대한 비행기들과 시설물들이 물에 잠겨 있는 장면이 나옵니다. 

정말 10년내에 인천공항이 물에 잠겨버릴 수 있는지, 그렇게 된다면 경제적인  피해는 어느 정도일지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센터장님. 정말 인천공항이 물에 잠길 수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저도 이 영상을 본 아시는 분들이 물어왔습니다. 정말로 태풍이나 홍수로 인천공항이 물에 잠길 수 있느냐면서 그 정도로 기후변화가 심각하느냐는 겁니다. 

그래서 제가 볼 때는 2030년 이전에라도 인천공항이 물에 잠길 가능성이 있다라고 말했더니 제 지인들이 말도 안된다는 겁니다. 어떻게 국가의 관문인 국제공항이 물에 잠길 수 있느냐는 겁니다. 

이게 왜 가능성이 있는가 하면 먼저 2010년대로 들어오면서 기후변화의 속도가 빨라지고 있습니다. 기온이 상승하면 공기 중에 더 많은 수증기를 함유하기에 폭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또 바닷물 온도가 빠르게 상승하고 있거든요. 이럴 경우 슈퍼태풍이 만들어질 확률이 높아집니다. 여기에다가 빙하가 급속히 녹으면서 해수면이 빠르게 상승하고 있어요. 

이런 기후변화로 인한 강한 태풍이나 호우가 내리면 낮은 지역은 물에 잠길 수밖에 없다는 거지요. 10년 내에 인천공항이 물에 잠긴다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그린피스 서울사무소의 영상을 보면 인천국제공항은 물론 해운대, 김포공항, 그리고 여의도 국회의사당도 물에 잠기는 것으로 나오는데요. 이 피해로 332만 명이 침수피해를 입는데 피해가 가장 큰 곳이 서울, 경기 등 수도권 지역이라는 겁니다. 

단 이들의 예상은 온실가스 감소가 없다고 가정했고, 또 10년에 한 번 정도 발생하는 강한 홍수나 태풍이 올 경우라고 했다는 것은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그럼 말이지요. 태풍이나 홍수로 인해 국제공항이 물에 잠긴 사례가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먼저 홍수로 인해 국제공항이 물에 잠긴 사례가 있는데요. 2011년에 태국에 대홍수가 발생했습니다. 태국 전체 국토의 80%가 물에 잠기는 재앙이었는데요. 

태국 제 2의 공항인 돈므앙 국제공항이 물에 잠겨 일주일간 공항이 폐쇄된 적이 있습니다. 2018년 인도에 ‘100년 만의 홍수’가 찾아오면서 인도 남부 케랄라 주의 코치 국제공항이 12일간 폐쇄되었는데요. 활주로는 물론 계류장과 거의 모든 주요 시설이 물에 잠겨 버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앵커] 

그럼 홍수 말고 태풍으로 인해 국제공항이 물에 잠긴 사례도 있나요?


[반기성 센터장]

2018년 태풍 ‘제비’가 일본을 강타하면서 오사카의 간사이 국제공항의 활주로가 물에 잠겨 버렸습니다. 간사이 공항은 바다위에 만든 공항인데요. 

많은 비와 해일로 인해서 활주로가 물에 잠겨버린 겁니다. 여기에 간사이 공항과 바다 건너편 육지를 잇는 다리에 강풍에 휩쓸려온 유조선이 충돌하면서 공항 접근까지 불가능해지면서 공항이 폐쇄되었었지요. 당시 우리나라 사람들이 이곳에서 격리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2019년 슈퍼허리케인 ‘도리안’이 카리브해 섬나라인 바하마를 휩쓸고 지나갔는데요. 시속 297km의 초강력 강풍과 800mm가 넘는 폭우, 그리고 폭풍해일로 그랜드바하마국제공항 활주로와 주요 시설이 물에 잠기면서 공항이 폐쇄된 적이 있습니다. 

그런데 말이지요. 민간국제공항만 물에 잠기는 것은 아닙니다. 공군 비행장도 홍수와 태풍으로 큰 피해를 입는데요. 2002년 우리나라 태풍 역사상 가장 큰 피해를 가져온 태풍 ‘루사’가 강타했었지요. 당시 하루 870mm가 넘는 폭우로 강릉전투비행단이 물에 잠겨 버렸습니다. 활주로는 물론 일반 사무실도 다 물에 잠겼는데 충격적인 것은 상당수의 F-5전투기가 물에 잠겨 버린 거에요. 이 때 제가 공군의 예보책임자로 일할 때였는데 정말 힘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리고 태풍 ‘루사’ 때만큼은 아니었지만 2019년 10월 강타한 태풍 ‘미탁’으로 강릉전투비행단이 또 다시 물에 잠겼지요. 다행히 이번에는 전투기 침수 피해는 없었습니다. 


[앵커] 

국제공항이 물에 잠겨 일주일 이상 폐쇄되거나 항공기들이 물에 잠긴다면 그 경제적 피해는 엄청나겠는데요


[반기성 센터장]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로 경제적 피해가 클 것으로 보입니다. 항공기 침수비용과 활주로나 시설물 침수피해, 인적수송이나 물류수송 피해등이 발생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민간국제공항 피해와는 약간 다르지만 미국에서 슈퍼허리케인으로 큰 경제적 피해를 입은 사례가 있습니다. 

2018년 슈퍼허리케인 ‘마이클’이 미국 플로리다를 강타했는데요. 시속 250㎞의 강풍과 1000mm가 넘는 폭우로 플로리다주 틴들 공군기지에 배치돼 있던 F-22 랩터 전투기가 큰 피해를 입었습니다. 세계 최고의 스텔스전투기 17대가 피해를 입었으며 피해액만 무려 2조 2,000억 원이 넘었다고 합니다. 

저는 해 발생했던 세계적인 기후재앙들은 기후위기의 서막일 뿐이라고 봅니다. 기후변화의 추세로 보면 머지 않은 미래에 과연 인천공항이 물에 잠기는 것으로 끝날까 하는 걱정이 있습니다. 정부와 국회, 기업과 국민들의 기후변화에 대한 혁명적인 인식전환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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