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짭숨’ 원신의 흥행…갈 길 잃은 국내 게임사

오피니언 입력 2020-10-23 11:17:11 수정 2020-10-23 12:41:58 서청석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서울경제TV=서청석기자] 이른바 ‘짭숨’으로 불리던 중국 게임 ‘원신’이 백도어, 표절 논란 등에도 불구하고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모든 논란을 떠나 게임이 재미있으니 사용자도 많은 건데 ‘게임은 재밌으면 된다’는 원리에서 이뤄낸 성과로 보인다. 국내 게임사들이 아직까지 10년전 IP, 모바일 게임을 주 무기로 삼고 있는 행보가 씁쓸해지는 대목이다.


원신은 지난 9월 28일 출시 후 13일 만에 글로벌 누적 매출 1억 달러, 한화로 약 1,150억 원을 돌파하며 개발비를 회수했다. 이후부터 나오는 모든 매출이 수익으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신은 출시 이전부터 일본의 닌텐도 게임 ‘젤다의 전설: 브레스 오브 더 와일드’를 표절했다는 논란이 있었다. 출시 직후엔 모바일 버전과 PC버전에서 백도어 논란까지 있었지만 모든 논란을 극복하고 전 세계 상위급 게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모양세다.


승부는 멀티플랫폼, 재미있는 ‘게임 베끼기’에서 났다. 원신은 PC, 플레이스테이션4, 닌텐도 스위치, 모바일 등 멀티플랫폼을 구현했다. 언제 어디서든 원하는 장소에서 게임을 즐길 수 있게 만든 거다. 거기에 논란은 많지만, 기본적으로 검증된 게임성 ‘젤다의 전설’의 틀을 그대로 가져오고, 니어오토마타 모션을 그대로 쓰고, 파이널판타지의 배경음악을 가져다 썼다는 등의 지적이 있지만 이런 점들은 인지하면서도 게임이 재미있으니까 사용자들이 원신을 즐기고 있는 실정이다.  


10월22일 기준 게임순위 [출처=게임트릭스]

국내 게임사의 경우 PC 혹은 콘솔 버전 게임 개발은 손을 놓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비록 최근 넷마블 ‘세븐나이츠’, 엔씨 ‘Fuser’ 개발발은 희망적이지만 10월 22일 기준 온라인 게임 순위를 보면 국내 게임사들의 현주소를 처참하게 보여준다. 15년전 출시한 서든어택, 던전앤파이터부터 17년된 메이플스토리 등 국내 게임사의 게임 개발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지표다.


반면 빠르게 수익을 낼수 있는 모바일 게임 개발에는 열을 올리고 있다. 하지만 여기서도 문제가 있다. 최근 국내 빅3 게임사들이 내놓고 있는 모바일 게임들 역시 10년 된 IP ‘우려먹기’에 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구글 플레이스토어 매출 1, 2위 대장 역할을 하고 있는 리니지 형제, 바람의나라: 연, 카트라이더 러쉬, 뮤 아크엔젤,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등 대다수 게임이 오래된 기존 게임을 모바일 버전으로 만들었을 뿐이다. 


국내 게임사에도 희망의 빛이 있었던 때도 있다. 바로 펍지의 ‘배틀그라운드’성공이다. 생존형 서바이벌 FPS라는 장르와 우수한 게임성으로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는 PC게임이 국내에서 개발 된 거다. 이때 모바일 외에 시장에서의 성공 가능성을 보여줬지만 국내 게임사들의 PC플랫폼 게임 개발에 소극적이었고 한국게임 희망의 빛은 사라졌다. 흔히 ‘주식회사’라는 이유로 주주들의 이익을 위해 모험을 할 수 없다는 명분 아래 국내 게임사들은 단기간 수익 보장이 되는 모바일 게임에 주력했고 결국 국내 게임사들은 ‘우물 안 개구리’가 됐다.


원신은 지난 22일 기준 한국, 중국, 미국, 독일 앱스토어 마켓에서 매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국 시장에 편중된 국내 모바일 게임과 달리 글로벌 시장을 노렸고 또, 현재까진 성공적으로 보인다. 그렇게 무시하던 중국산·양산형 게임이 세계 무대를 휘젓는 모습 보며 국내 게임 개발사들의 경종을 울렸으면 한다. 


끝으로, 기자가 좋아하는 게임과 관련된 일화로 이야기를 마친다. 2011년 폴란드를 방문했던 당시 미국 대통령 버락 오바마에게 폴란드 총리가 나라를 대표하는 선물로 건낸것은 다름 아닌 ‘더 위쳐2: 왕들의 암살자’한정판이었다. 폴란드 게임 회사 CD프로젝트 RED가 만든 게임 위쳐가 세계 어디에 내놔도 부끄럽지 않고 자랑스러운 선물로 선정된거다. 언젠가 한국을 대표하는 선물로 국산 게임이 되는 날을 바라본다. 물론, 모바일 게임을 말하는건 아니다. /blue@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서청석 기자 증권부

blue@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