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기업은행 디스커버리 피해 대책위가 말하는 ‘펀드 사기’

금융 입력 2020-06-05 17:40:28 수정 2020-06-05 21:24:13 정순영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사진=서울경제TV]

[앵커] 

디스커버리펀드 피해자들의 강경 행보가 이례적인 건지, 아니면 윤종원 은행장의 결정이 이례적인 건지 모르겠지만, 일단 펀드 피해자들과 행장의 만남이 성사됐습니다. 피해자들은 기업은행이 사기를 쳤다는 주장이고, 기업은행은 우리도 사기를 당했다고 주장하고 있는데요. 과연 누구의 말에 더 신빙성이 있는지 정순영 기자와 함께 알아보겠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십니까.


[앵커] 

기업은행 측이 자기들도 사기당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뭔가요? 은행이 스스로 무능하다고 자책하는 웃지 못할 모양새가 됐는데요.


[기자]

일단 기업은행 측의 주장에 따르면 디스커버리자산운용 장하원 대표가 지난 2015년 1차로 펀드 상품을 기업은행에 가져왔고, 당시 금융위에 등록되지 않은 펀드여서 거절했지만 이후 2016년 다시 상품을 가져왔을 때 다른 금융기관에서도 판매하던 상품이어서 판매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하지만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설립된 시기가 2016년 11월인 것을 감안하면, 당초 장하원 대표는 회사를 설립하기도 전에 기업은행에 상품을 판매하려고 한 셈입니다. 그런데도 기업은행 측은 당시 운용사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고 우리도 사기를 당한 것이기 때문에 대책위가 주장하는 고의성은 없었다는 해명입니다.


[앵커]

피해자들이 이 말을 그대로 믿지는 않을 것 같은데, 그럼 대책위가 주장하는 기업은행 측의 문제는 어떤 건가요.


[기자]

기업은행이 판매한 US핀테크글로벌채권 펀드는 미국 다이렉트랜딩글로벌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하는 상품인데요. 기업은행은 다이렉트렌딩이 일부 채권의 부실 가능성을 투자자들에게 알린 후에도 해당 상품을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특히 기업은행 측은 문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자 현지 법정관리인을 만날 수 없어 손을 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주장했지만, 이미 4차례에 걸쳐 투자실태와 투자금 회수현황 등이 법정관리보고서를 통해 모두 공개됐음에도 손을 놓고 있었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앵커]

기업은행 측에서 일단 책임을 모면하기 위해 무능을 가장하고 있다는 말인데, 어제 집회에 나온 피해자들의 반응은 좀 어떻습니까.


[기자]

물론 피해자들은 명백한 사기행위라고 주장하고 있습니다. 디스커버리자산운용이 기업은행에 전달했던 투자설명서에 보면 투자자들은 각자의 책임하에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해야하며, 은행 측이 직접 발생 가능한 위험을 검토 평가해야 한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연 3.0%의 안전한 투자상품이라고 소개를 받았는데 투자제안서에는 수익률이 27%를 초과하는 펀드였다는 겁니다. 특히 미국이 망하지 않는 한 절대 손실이 날 수 없는 펀드라면서, 공격적인 투자자로 분류된 계약서에 형광펜으로 사인할 곳만 체크해 주는 등, 불완전판매를 넘어선 사기판매 행위가 만연했다는 것이 피해자들의 주장입니다.


[앵커]

이미 문제가 수습하기엔 너무 커져 버린 느낌이 드는데요. 특히 장하원 대표가 전 대통령비서실 정책실장인 장하성 주중대사의 동생이어서 의혹이 더 부풀려지는 감이 있죠.


[기자]

그렇습니다. 장하성, 장하원 형제와 청와대, 그리고 전 대통령비서실 경제수석이었던 윤종원 행장과의 모종의 커넥션이 있는게 아니냐는 의혹인데요. 아직까진 이렇다 할 증거나 보도가 나온 것은 없습니다. 하지만 하필이면 윤종원 행장이 경제수석일 때 직속 상관이었던 장하성 대사의 동생이 펀드를 판매한 기업은행에 낙하산 논란까지 감수하며 은행장으로 취임했냐를 놓고 논란이 있습니다. 기업은행이 펀드를 판매한 시기는 윤 행장 취임 전이지만, 기업은행이 펀드를 가장 많이 판매한 시기는 장 대사와 윤 행장이 실장과 수석으로 호흡을 맞추던 2018년이기 때문입니다. 기업은행이 위험등급이 가장 높은 장하원 펀드를 적극적으로 밀어준 것도 모종의 관계 때문일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습니다.


[앵커]

다음 주에 있을 기업은행장과의 간담회에서 110% 자율배상안과 오영국 WM사업부 본부장 파면을 요구할 방침이라고요. 간담회에서 결과가 나올까요?


[기자]

윤종원 행장이 이례적으로 피해자들과 만남을 갖겠다고 나서 피해 구제의 활로가 뚫리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한때 나오긴 했지만, 구체적인 의견조율이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입니다. 윤 행장은 일단 피해자들을 만나보자는 차원에서 간담회를 수락했고, 110% 배상이나 이사회 참관, 오영국 본부장 파면 등은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입니다. 간담회가 있을 8일 대책위 측은 오전 11시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업은행 디스커버리펀드 사기 피해 조사와 해결방안을 촉구하는 진정서를 제출할 예정입니다.


[앵커]

당장은 피해자들의 소중한 재산들이 온전히 돌아오는 것이 제일 중요하겠지만, 혹시나 이번 사태가 정국을 소용돌이 속으로 휘몰아치게 만들진 않을까 한편으론 걱정도 됩니다. 모쪼록 원만한 해결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고맙습니다./binia96@sedaily.com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