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기성의 날씨와 경제] 날씨따라 ‘대박-쪽박’ 오가는 광고 효과

경제·사회 입력 2020-05-11 16:55:27 수정 2020-05-11 21:07:5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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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서울경제TV]

[앵커] 

광고 효과란 광고의 설득 요소들이 수용자의 인지, 감정, 행동 반응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을 말합니다. 그래서 기업가들은 광고의 효과가 어느 정도가 되는가에 대한 관심이 많지요. 

그러다보니 광고효과에 대한 연구가 이루어지고, 효과를 연구하는 사람들은 소비자가 광고라는 자극을 보고 경험하는 일련의 심리적 과정에 대해 알아야만 하구요. 바로 이 과정에서 나온 것이 광고 효과의 위계 모형입니다. 

즉, 장기적인 효과인 매출이 나타나기 위해서는 광고 노출에서 소비자의 구매 사이에 이르는 누적적인 단기 효과가 있으며, 이를 일련의 단계로 묘사한 것이 바로 효과의 위계(hierarchy of effect) 모형이라는 것으로 다양한 모형이 있는데요. 

오늘은 광고 효과에 영향을 주는 날씨 이야기를 해 보도록 하겠습니다. 오늘도 케이웨더 반기성 센터장 나왔습니다. 안녕하세요. 

우리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것이 날씨다 보니 아무래도 날씨가 광고 효과에도 영향이 클 것 같은데 어떻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지난 시간에 미국에서 뜨는 광고업체인 애드버타이밍(Advertiming)에 대해 잠깐 소개한 적이 있는데요. 

이 회사는 날씨가 광고 효과에 큰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았던 회사로 이들은 기상정보에 따라 방송 광고를 가장 효과적으로 내도록 기업체를 도와줍니다. 

동일한 상품이라도 날씨에 따라 광고의 컨셉을 다르게 만들어주고, 그날의 날씨에 어울리는 광고를 방송해서 광고 효율을 극대화하는 것이지요. 

예를 들어보면 말이지요. 미국에서 폭염이 오면 바비큐용 소스는 57.8%, 프랑크푸르트 핫도그는 33.8%가 더 많이 팔린다고 해요. 왜 그럴까요? 


[앵커] 

글쎄요. 날씨가 너무 덥다 보니 음식하기 싫어서 패스트푸드를 많이 찾는 것이 아닐까요?


[반기성 센터장]

역시, 경제 TV 앵커 답습니다. 저는 마케팅 논문에서 이 내용을 보고 처음에는 이해가 가지 않았습니다. 

그러다가 2018년 여름이 기록적인 폭염이 왔지 않습니까? 정말 너무 더웠는데 제가 퇴근하니 그때서야 아내가 에어컨을 켜는 거에요. 너무 더워 낮에도 에어컨을 켜라고 해도 전기세를 아끼려고 선풍기만 틀고 견디는 겁니다. 

그런데 에어컨을 켰는데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는 거에요. 얼마나 짜증이 납니까? 그런데 알고 보니 아내가 부엌에서 요리를 하고 있었는데 그 열기가 엄청나더라구요, 그러니 에어컨을 켜도 기온이 내려가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때서야 “이렇게 무더운 날 음식 만들려고 고생하지 마시고 전화 한 통화만 주세요. 맛있는 핫도그와 바비큐를 보내드립니다”라는 미국의 방송광고가 이해가 갔습니다.


[앵커] 

더운 나라인 동남아 국가에서도 음식을 사서 먹는 것이 너무 더워 음식조리하기가 어려워서 그렇거든요. 마찬가지 이치로 날씨를 이용한 광고방송의 효과가 정말 재미있는 사례이네요. 그렇다면 사계절이 뚜렷한 지역에서는 날씨가 광고 시기를 결정하는 요소라고 볼 수 있겠네요.


[반기성 센터장] 

제가 미군 부대에서 합동근무를 한 적이 있었습니다. 미군부대안에는 볼링장이 있어요. 

제가 볼링장에 갈 때마다 혹시 볼링용품이 언제 가장 많이 팔릴까 궁금했거든요. 볼링 볼을 파는 분에게 물어보니 날씨가 추워지기 시작할 때 가장 많이 팔린다는 겁니다. 

그렇다면 추워지기 직전에 볼링용품 광고를 하면 대박이겠구나 생각했던 적이 있었어요.


[앵커] 

사람들이 실제로 물건을 많이 구매하는 때는 날씨가 변하기 시작할 때라는 말이 있는데요. 지금까지 이를 활용해 성공한 광고 사례 알아봤다면, 반대로 날씨를 잘 못 파악한 경우 그 결과를 보여주는 사례가 있습니까?


[반기성 센터장] 

날씨를 광고에 적극적으로 활용하면 대박인데 날씨를 활용하지 못하면 쪽박이라는 말을 저희들은 하는데요. 

재미있는 예를 들어드릴게요. 미국의 한 야외활동복업체가 광고 시기를 잘못 맞추어 손해를 본 적이 있었습니다. 

겨울용 야외활동복을 판매하는 업체 EMS(Eastern Mountain Sports) 사는 다이렉트메일을 발송할 때 최근에는 날씨정보에 근거해 발송 시점을 결정하는데요. 이것은 과거의 쓰라린 기억 때문이라고 해요. 

이들은 과거의 날씨통계에 의존해 영업을 해왔습니다. 이에 따라 다이렉트메일 발송 시기를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10월이 적당하다고 보고 막대한 비용을 들여 다이렉트메일을 보낸 겁니다. 

이젠 추워지기만 하면 되는데 그런데 이게 웬일인지 10월은 물론 11월까지 무더운 가을이 계속된 겁니다. 패딩 등 두꺼운 야외활동복을 소개한 다이렉트메일은 웃음거리가 되고 말았는데요. 누구도 여름 뺨치는 더위에 겨울옷을 살 사람은 없었지요. 

이 회사는 1년 광고비의 절반을 오로지 다이렉트메일에 써 왔는데 다이렉트메일이 쓰레기로 변할 시점에 이미 이 회사는 이미지 실추와 함께 판매는 최악을 기록했지요. 

그 이후 이 회사는 매년 장기예보를 민간기상회사로부터 구입해 다이렉트메일을 발송할 최적의 시기를 결정합니다. 광고에 날씨예보를 활용하는 것이 얼마나 도움이 되는지를 잘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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