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애국개미? 하락장 부추기는 ‘빚투’ 주의보

오피니언 입력 2020-03-18 08:51:27 수정 2020-03-18 08:52:40 이소연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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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제TV=이소연기자] 요즘 주식시장에서는 ‘애국개미’라는 말이 우스갯소리로 돈다. 개인투자자를 의미하는 ‘개미’라는 별칭에 ‘애국’이란 단어가 붙은 것인데, 코로나19 사태로 장이 급락하는 상황에서 개인투자자들이 순매수로 시장을 방어하고 있는 것을 두고 하는 말이다. 


실제로 개인투자자들의 순매수 규모는 어마어마하다. 국내에 코로나19가 본격 확산하기 시작한 지난달 중순을 기점으로 최근 한 달 동안 개인투자자들은 11조원이 넘는 주식을 유가증권시장에서 순매수했다. 순매도를 기록한 날은 3월 4일 단 하루로, 이마저도 순매도 규모는 38억원에 불과했다. 순매수를 기록한 날들의 일평균 순매수 규모가 5,500억원을 넘는다는 점을 감안하면 38억원의 순매도는 미미한 수준이다. 


우려되는 점은 이들의 자금 출처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로나19로 장이 바닥을 향해가던 지난 2월부터 신용공여융자 금액이 증가했기 때문이다.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신용공여융자는 일평균 10조56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 2월 한 달 동안에는 평균치가 이보다 높은 10조 2,299억원에 달한다. 코로나19로 장이 급변하기 이전인 지난 1월과 12월에는 각각 일평균 신용공여융자가 9조원 초반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빚내서 투자하는 일명 ‘빚투(빚내서 투자)’가 증가하고 있는 추세를 확인할 수 있다. 


문제는 ‘빚투’가 반대매매로 이어져 하락장을 부추길 수 있다는 점이다. 개인투자자들이 증권사에 빚을 내서 반등을 노린 저가매수에 나섰는데 추가로 장이 하락할 경우, 이들은 미수금을 지급할 여력이 부족해진다. 자금이 부족해진 개인이 미수금을 지급하지 못한 채 4거래일이 지나면 증권사는 반대매매를 행할 수 있게 된다. 남은 주식을 강제로 팔아 미수금을 회수하는 것이다. 이 경우 안 그래도 하락하는 장에 개인의 매물이 예상보다 많이 출회돼 하락 폭을 키울 수 있다. 


악순환의 반복이다. 그리고 이 악순환은 현재 주식시장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이기도 하다. 하락장으로 인해 증권사에 돌려주지 못한 미수금은 8년 7개월만에 최대치인 일평균 2,236억원에 달했고, 이달 들어 지난 13일까지 주식시장에서 행해진 반대매매는 일평균 121억원으로 증가했다. 작년 같은 기간(2019년 3월4일~3월13일) 일평균 규모는 88억에 불과했다. 일평균 신용공여융자가 증가한 최근 3개월 동안 반대매매 일평균 규모가 각각 △94억원(2019년 12월) △107억원(2020년 1월) △117억원(2020년 2월)으로 증가하고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개인의 ‘빚투’가 시장의 하락에 일조하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는 대목이다.


하락하는 시장에서 반등을 노리고 저가매수에 나서는 개인의 투자전략을 비난할 생각은 없다. 하지만 스스로가 가진 자금 여력을 뛰어넘는 지나친 ‘빚투’에 대해서는 우려의 목소리를 전할 수밖에 없다. ‘지나친 빚투’는 애국개미의 시장 방어가 아니라 오히려 시장을 악화시키는 수단이 될 수 있음을 기억해야 한다. /wown93@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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