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유플러스, 방통위 사전동의 피하려 '합병' 대신 '인수' 택했나?

산업·IT 입력 2019-09-10 09:02:08 수정 2019-09-11 08:08:49 전혁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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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유플러스의 CJ헬로 인수, 방통위 사전동의 안 받아

CJ헬로 소액주주 피해 우려도…"LG유플러스, 책임 있는 소액주주 보호방안 제시해야"

[이미지=LG유플러스]

LG유플러스가 CJ헬로비전을 '합병' 대신 '인수'하는 방식으로 기업결합을 하려는 것은 입법불비의 허점을 노린 것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또 이같은 방식은 소액주주에게 손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는 지적이다.   

10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CJ헬로비전의 기업결합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심사가 진행 중이다. LG유플러스는 공정위 심사 승인 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심사를 거치게 된다. 일각에서는 LG유플러스의 CJ헬로 기업결합 방식이 입법불비를 이용해 소액주주에게 손해를 끼치는 방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지난 3월 공정거래위원회는 LG유플러스와 CJ헬로, 지난 5월에는 SK텔레콤과 티브로드의 기업결합심사에 착수했다.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는 LG유플러스에 CJ헬로 인수에 대한 '조건부 승인' 의견을 LG유플러스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발송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SK브로드밴드를 통해 티브로드를 합병하는 S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CJ헬로를 합병하지 않는다. 이에 따라 방송통신위원회 사전동의를 받는 SKT와 달리 LG유플러스는 방통위 사전동의를 받지 않는다.


방통위 사전동의제는 지난 2013년 유료방송 정책 소관기관을 미래창조과학부(현 과기정통부)로 이관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진 제도다. 당시 민주당이 독임제 장관의 방송정책 독단화 및 정치적 간섭을 방지하고 유료방송의 공공성과 공정성을 확보하기 위한 견제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의견을 냈고, 사전동의제가 도입됐다. 사전동의제 도입 과정에서 합병에 대한 사전동의는 도입됐지만, 인수에 대한 사전동의는 누락됐다.


정부조직 협상에 참여했던 민주당 안정상 수석전문위원은 "당시 정부 조직 협상이 긴박하게 돌아가면서 급하게 방송법 등 관련 법안을 개정하는 과정에서 입법 불비가 발생했다. 실제로 주식을 인수해 최다액 출자자를 변경(방송법 제15조의2)하는 것과 두 기업이 합병하는 것의 그 효과는 큰 차이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전동의제를 동시에 적용하는 부분을 놓쳤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가 방통위 사전동의를 피하기 위해 입법불비를 이용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방통위가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 제출한 유료방송 사후규제 장치 마련을 위한 입법 방안에는 인수시 방통위의 사전동의 필요성에 대한 내용이 담겼다. 과방위 여야는 방통위의 주장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방통위 사전동의는 전체 방송시장을 바라보고 따져볼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며 "LG유플러스가 입법불비를 이용해 사전동의제를 피해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인수에 대한 사전동의 도입을 위한 법 개정이 안 돼 있지만, 과기정통부 심사 과정에서 방통위의 의견이 충분히 반영될 수 있도록 부처간 긴밀한 협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G유플러스가 합병을 하지 않으면서 CJ헬로 소액주주들이 피해를 볼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CJ헬로 주가는 LG유플러스의 인수가 공식화된 후 하락을 거듭하고 있다. LG유플러스가 CJ헬로와 인수 계약을 체결할 당시 1만500원이었던 주가는 9일 종가 기준 6260원까지 하락한 상태다.


IPTV 사업자들은 통신상품과 유료방송 상품을 결합판매하면서 유료방송 시장에 통신자본 지배력을 키워나가고 있다. CJ헬로가 LG유플러스에 인수될 경우 케이블TV 가입자가 IPTV 가입자로 전환될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로 KT가 스카이라이프를 인수한 후 위성방송 가입자들이 IPTV로 대량 전환한 전례가 있다. 가입자가 감소하면 CJ헬로의 기업 가치는 더욱 하락할 수 있다. 소액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되는 이유다.


안 수석전문위원은 "LG유플러스가 가입자 퍼나르기로 CJ헬로 기업가치를 하락시키고 지금보다 유리한 합병비용으로 합병을 추진할 가능성이 높다"며 "LG유플러스는 합병비용을 절감하지만, CJ헬로 소액주주들은 피해를 입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LG유플러스가 책임 있는 소액주주 보호방안을 스스로 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합병 비용도 만만치 않고, 50% 이상 지분을 가지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하는데 굳이 합병을 할 필요가 없다"고 밝혔다. 향후 가입자 이동으로 예상되는 CJ헬로 소액주주 피해 우려에 대해서는 "가입자를 늘리는 게 인수의 목적이 아니다"라며 "CJ헬로는 케이블TV의 역할과 소명을 다하도록 유지하려고 한다"고 밝혔다. /전혁수 기자 wjsgurtn@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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