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제2의 키코’ DLF, 원금 절반이상 손실

금융 입력 2019-08-19 18:19:29 수정 2019-08-19 21:23:58 고현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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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열린 키코 공대위 기자간담회 현장. /사진제공=키코공대위

[앵커]
앞서 개인 투자자들이 은행들이 권유한 ‘금리연계 파생결합펀드’, 이른바 DLF에 1조원 넘게 투자했다가 절반 넘게 손실을 볼 상황에 처했다고 보도했는데요. 10여년전 수조원의 손실을 고객들에 안겼던 키코 사태의 재판이라는 분석이 나오는데요. 달라진 게 있다면 키코는 기업을 상대로 팔았고, 이번에는 개인을 상대로 팔았단 점입니다.  왜 또 이같은 사태가 벌어졌는지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스튜디오에 금융팀 고현정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안녕하세요.
 

[앵커]
고 기자, 지금 문제가 되고 있는 DLF, DLS 상품들. 이름이 어려운데, 쉽게 설명해주시죠.


[기자]
네. 우리말로는 ‘해외금리 연계 파생결합 상품’이라고 하는데요. 영국이나 미국 등 특정 해외 금리가 만기 시점까지 미리 정해둔 일정 수준 안에서 움직이면, 연 3~4%대의 이익을 얻어가는 상품입니다. 예를 들어 독일 국채 10년물 금리연계 상품의 경우에 만기시 금리가 평가금리 하한선으로 설정해둔 -0.25% 이상인 경우에는 연 4% 쿠폰을 받게 되는 건데요. 이 -0.25% 아래로 떨어지면 하회폭에 손실배수를 곱한 비율로 원금 손실이 발생합니다. 손실배수를 250으로 가정하면, 이 경우 -0.4%만 되면 원금 전부를 잃게 됩니다. 그러니까 이익률은 4%로 고정되어 있는데 손실은 원금 전부가 될 수 있다는 거죠.


[앵커]
금감원이 조사한 결과, 금융권에서 ‘독일 국채 금리 연계 상품’을 판 것 전부가 지금 손실구간에 진입했다면서요?


[기자]
네 그렇습니다. 돌아오는 만기일인 9월에서 11월까지 현재 수준이 유지된다면 예상되는 손실금액은 1,204억원으로, 평균 손실률은 95.1%에 달하게 됩니다. 미국과 영국의 CMS 금리에 연계해서 판매된 상품도 역시 마찬가지인데요. 지난 7일 기준, 전체의 85.8%인 5,973억원이 손실 구간에 진입해있습니다. 이 상품의 경우에는 매 3개월마다 기초자산의 종가가 미리 정해둔 하한선 이상인 경우에 연 3.5%의 이득을 얻고, 만기시 종가가 최초 기준 가격의 55% 이상이면 3.5%를 가져가는 방식인데요. 둘 중 하나라도 그 이하가 되는 경우에는 원금 전액 손실이 발생할 수 있는 상품입니다.
 

[앵커]
어떻게 보면 주요 해외 금리를 놓고 배팅을 하는 건데, 이렇게 리스크가 높은 상품에 개인이 투자했다는 게 잘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기자]
그렇죠. 그래서 여기서 은행의 불완전판매 의혹이 불거지는 겁니다. 은행이 손실에 대한 부분은 제대로 알리지 않고 얻어갈 수 있는 금리가 높다는 점을 강조하다 보니까 금융소비자들이 예금이랑 같은 건데, 금리는 4%나 되는 상품이라고 오인하게 만들었다는 거죠. 오늘 기자간담회를 연 키코 공대위 역시 DLS 사태를 ‘제2의 키코’로 명명했습니다.


[싱크] 조붕구 / 키코 공동대책위원회 위원장
“DLS 사건 역시 키코 사건의 연장이라고 봅니다. 저는 모든 파생상품은 전부 키코와 같이 이런 환율이라든가 그런 지표들을 활용해서 만든 상품들이고요. 이것을 저금리 시대에 고수익을 추구하기 위해서 은행들이 적극적이고, 또 고의적으로 판매를 했다…”


[기자]
그래서 키코공대위는 파생상품 피해구제 특별대책위원회를 발족해서 DLS 사태 해결을 위해 함께 나서겠다는 입장이고요. 또 박선종 숭실대 교수와 이대순 변호사 등 전문가들은 일반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예금업무와 대출 업무를 하는 상업은행인 CB가 이러한 고위험 상품을 팔 수 있도록 하는 이상 불완전판매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없다고 지적했습니다. 들어보시죠.


[싱크] 이대순 / 변호사, 키코 공대위 공동위원장
“이 사람들, 이 (DLS) 피해자들한테 뭐라고 했는지 아십니까? 설마 금리가 마이너스로 가겠습니까? 몰랐다는거죠. 대부분 금융전문가들은 이 선물시장, 이런 거래 부분을 굉장히 하이리스크로 봐요. 어느 나라에서도 이것을 상업은행(CB)에서 팔지 않습니다.”
 

[앵커]
금감원은 아직 이들 상품의 만기가 돌아오지 않아 손실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최근 글로벌 시장을 감안하면 대규모 손실이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특히 개인투자자들에게 대량으로 판매된 것이 문제의 소지가 있다고 보고 증권사와 은행, 상품 운용사 등을 이달 중 합동 검사할 예정이라고 밝혔는데요. 제대로 된 조사가 될 수 있도록 끝까지 지켜봐야겠습니다. 오늘 말씀 잘 들었습니다.


[기자]
감사합니다./고현정기자 go8382@sedaily.com


[영상취재 김경진 / 영상편집 강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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