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의 갑질…중기의 눈물①] 중기 브랜드는 ‘구석자리’ 가라

산업·IT 입력 2019-02-11 17:32:00 수정 2019-02-11 19:02:09 고현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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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영화 ‘설국열차’에는 이런 말이 나옵니다.
“바깥의 살인적인 추위로부터 우릴 지켜주는 건, 두꺼운 옷도 열차의 벽도 아닌, 바로 질서다.”
열차의 모든 것을 지배하는 메이슨과 윌포드는,
머리칸 사람이 꼬리칸 사람을 착취하는 것은 당연한 균형이자 질서라며 정당화합니다.
꼬리칸과 머리칸 사이의 수많은 철문들 덕에 머리칸 사람들은 더욱 안락해졌지만, 꼬리칸 사람들의 삶은 갈수록 피폐해져 갔는데요.
우리가 이 머리칸과 꼬리칸이라는 영화의 설정에 주목해야 하는 건, 이같은 일이 우리 일상 속에서도 일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바로 신세계백화점의 이야기인데요.
백화점이라는 플랫폼을 손에 쥐고 유통 대기업들이 휘두르는 여전한 갑질에 대해 서울경제TV가 오늘부터 이틀간 낱낱히 집중보도합니다.
먼저 고현정 기자입니다.

[기자]
2016년 2월, 대대적인 리뉴얼을 마친 강남 신세계 백화점.
입점 중소기업들의 서러움이 극에 달했습니다.
그동안 개별 단독 매장을 갖고 있었지만, 해외 명품이 플로어 중앙을 차지하면서 구석 자리로 밀려난 데다 매장 크기까지 줄었기 때문입니다.
이 과정에서 합의 절차는 없었다는 A 업체.

[인터뷰] 신세계백화점 A 입점업체
“매장 이동하면서 합의라는 건 전혀 없었고, 일단 자기네들이 매장을 정리를 해놔요. 다 지정을 해놓고 거의 통보하는 식으로 그렇게 진행을 했고요. 매출은 이동하고 나서 평균 예를 들어 1억 2,000정도 했었으면 예전에는, 지금은 한 7~8,000 정도? 3분의 1 정도가 줄었죠, 매출이.”

백화점 측에서 제공한 매장 인테리어는 천편일률적이라 브랜드 구별조차 어렵습니다.

[인터뷰] 신세계백화점 B 입점업체
“브랜드와 브랜드 간의 명확한 구분이 없는 그런 형태죠. 상품으로만 브랜드를 좀 구분할 수 있는 그런 정도의 환경이기 때문에 (저희 같은 상황에서는) 많이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게 된 결과가 됐습니다.”

현대백화점 천호점은 지난해 말 리뉴얼 과정에서 중소업체의 매장 크기가 줄어들자 이에 대한 보상 방안으로 이들 업체들에 개별 인테리어 자금을 지급한 바 있습니다.

[브릿지]
바로 이쯤 어딘가에 머리칸과 꼬리칸의 경계선이 그려진 셈입니다.

이에 신세계백화점 측은 “공정거래법 등 법을 어기면서 행한 일은 없다”고 해명했습니다.

[인터뷰] 신세계백화점
“100% 만족시켜드릴 수는 없죠, 모든 브랜드를. (32초~) 최대한 (입점) 브랜드의 의사를 반영하겠지만 그 안에서도 불평 아닌 불평이 생길 수 있기 마련인데, 그렇다고 그걸 반영을 해준다면 다른 어떤 브랜드가 그 자리에 가게 되는 경우 그 브랜드가 또 불평이 생기겠죠.”

서울경제TV 고현정입니다./go8382@sedaily.com

[영상취재 김경진 /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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