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휩쓴 채용비리…“가족이라 죄송합니다”

금융 입력 2018-10-19 16:21:00 수정 2018-10-19 18:53:10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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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과거에는 부모와 자식이 대를 이어 한 직장이나 직업에 종사하면 자랑스럽게 여기기도 했는데요.
지난 1년간 채용비리 논란으로 홍역을 앓은 은행권은 부모와 자식이 같은 직장에 다닌다는 것이 마치 숨겨야 할 일처럼 됐습니다.
특혜라면 문제가 되겠지만, 관계 자체를 비리로 확신하는 분위기가 또 다른 역차별을 만드는 것은 아닌지 생각해볼 일입니다. 정훈규기자입니다.

[기자]
우리은행은 오는 주말까지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 중입니다.
지원자격을 보면 대학생이라면 외국인이라도 참여 가능하지만 임직원 자녀는 지원할 수 없다는 조건이 달렸습니다.
‘임직원 자녀 지원 불가’는 과거 대학생 홍보대사 모집 때 볼 수 없던, 올해 새로 생긴 내용입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대학생 홍보대사는 은행 상품 내용을 콘텐츠로 만들어 알리는 역할도 하지만, 상품이나 서비스를 개발하는데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도 한다”면서 “임직원 자녀가 부모의 영향이나 도움을 받으면 기존 아이디어에서 벗어나기 어렵기 때문에, 상상도 못했던 독창적인 아이디어가 나오길 기대했다”고 말했습니다.
이어 홍보대사는 채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서류 등을 통해 임직원 자녀를 걸러내는 과정이 없고, 사실상 지원하지 말아 달라는 당부의 메세지라고 설명했습니다.
하지만 이 은행 말대로 채용도 아닌데 임직원 자녀라는 이유로 굳이 제한을 둔 것은 시비가 있을 수 있는 일은 애초에 차단하고 보려는 은행권 분위기와 무관하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KB국민은행도 지난 상반기 대학생 홍보대사를 모집하며 임직원 자녀를 배제했습니다.
지난해 국감에서 은행권 채용비리 논란이 터진 이후 모든 관계가 특혜로만 보이니, 한 직장에 다니는 것을 자랑스러워 하던 가족 은행원들은 죄인이 된 기분입니다.
부모와 같은 은행에 다니는 한 은행원은 “한창 이슈가 되던 당시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 퇴사를 결심하기도 했지만, 그만 두면 ‘역시 찔리는 게 있었구나’ 라고 생각할 것 같아 더 화가 났다”며 답답함을 토로했습니다. 서울경제TV 정훈규입니다./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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