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최저임금 불똥 뒤집어쓴 카드사

금융 입력 2018-07-19 18:10:00 수정 2018-07-19 18:40:57 정훈규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앵커]
앞서 보신 소상공인 페이 등 최저임금 인상에 반발하는 소상공인을 달래기 위해 정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 정책을 쏟아내고 있습니다.
카드업계는 마치 화살받이가 된 형국인데요.
영세 소상공인 이슈가 발생할 때마다 정부가 카드 수수료 인하로 문제를 해결하려 하니, 업계 반발도 거세지고 있습니다. 스튜디오에 금융증권부 정훈규기자 나와있습니다.
소상공인 페이가 카드 이용을 대체하면 카드사는 수익이 급감할 수 밖에 없는데요. 전망이 어떻습니까?

[기자]
네, 소상공인 페이가 많이 쓰이면 쓰일수록 카드사는 수익이 줄 수 밖에 없는데요.
일단 소상공인을 위한 것인데, 소상공인들의 반응이 썩 좋지 않습니다.
소상공인 페이는 신용 외상거래가 아니라 체크카드처럼 계좌의 잔액으로 결제하는 방식인데요.
이 때문에 신용카드 이용 수요를 흡수 할 것이란 기대가 적은 겁니다.
또 신용카드를 건네는 단순한 행위 대신 스마트폰을 꺼내 어플을 켜고 바코드를 찍는 복잡한 행위를 해야 한다는 점도 거론되는데요.
소상공인협회 관계자는 “앱을 만들면 보급이 돼야 할 텐데, 카카오페이 등 이미 나와 있는 간편결제 앱들도 고전하는 판국에 잘 될지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앵커]
소상공인들은 썩 만족하지 못하는 분위기인 것 같은데, 정부에서는 뭐라고 합니까?

[기자]
우선 정부는 이용 불편에 대해 중국에서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등이 널리 쓰이는 만큼 소비자들이 큰 불편함 없이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또 소상공인 페이 사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전통시장 이용에 준하는 40%의 소득공제 혜택도 제공할 방침인데요.
그런데 이런 세제혜택으로 전통시장이 살아났는지를 돌아보면 고개가 갸우뚱한 것이 사실입니다.

[앵커]
소상공인 페이가 미풍에 그칠 것으로 본다면 카드업계가 크게 반발할 이유가 없는 것 아닙니까?

[기자]
일단 실제 영향은 지켜봐야 할 문제인데요.
그보다 골목상권이나 영세자영업자 같은 문제가 불거질 때마다 정부가 애먼 카드업계에 부담을 전가하니 불만이 쌓인 겁니다.
현재 국회에는 카드수수료 인하를 담은 법안 발의가 14건에 달하고, 지난 10년간 카드 가맹점 수수료는 실질적으로 9차례 인하됐습니다.
최근 내년 최저임금 인상 폭이 결정된 이후 우선 나온 대책도 카드사가 영세 자영업자에게 대금 지급하는 주기를 단축하는 것이었는데요.
카드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초에 이미 한 차례 지급주기를 당겼는데, 올해 또 하루를 당겨야 한다”며 황당해 했습니다.

[앵커]
최저임금 영향으로 카드 수수료 인하 압박이 거세지고 있는데, 마침 올해 3년 주기의 수수료 재산정 작업도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올 하반기에 수수료율 원가 재산정 작업이 이뤄지면 내년 1월부터 적용이 되는데요.
정부와 정치권이 수수료 인하를 계속 압박하다 보니, 업계에서는 이마저도 사실상 추가 인하 작업 정도로 여기는 분위기입니다.

[앵커]
올해 1분기 카드업계 순익이 한해 전 절반 수준으로 떨어질 정도로 수수료 인하 영향이 실적에서 드러나고 있는데요. 이러다 정말 망하는 곳이 나오는 것 아닙니까?

[기자]
수수료를 낮추라는 금융당국도 카드사들의 건전성은 우려되는 모양새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카드사 임원들을 소집해 일회성 마케팅을 대대적으로 축소할 것을 권고 했는데요.
수수료 인하로 실적이 악화되는 상황에서 마케팅 활동을 자제하고 비용을 줄여 손실을 보전하라는 겁니다.
마케팅이라는 것은 캐시백이나 무이자 할부 등 결국 소비자 혜택인데요.
소상공인을 위해 수수료는 덜 받고, 카드사가 힘들 테니 소비자 혜택을 줄여보라는 겁니다.
최근 금융정책의 우선 순위가 소비자 권익 제고에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여러 가지로 아이러니한 상황입니다. /정훈규기자 cargo29@sedaily.com

[영상편집 소혜영]

[ⓒ 서울경제TV(www.sentv.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기자 전체보기

기자 프로필 사진

정훈규 기자 산업2부

cargo29@sedaily.com 02) 3153-2610

이 기자의 기사를 구독하시려면 구독 신청 버튼을 눌러주세요.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