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플러스] 가계부채 적신호…당국 타깃 된 은행 가산금리

금융 입력 2018-06-20 18:49:00 수정 2018-06-20 19:03:18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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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올해 들어 벌써 두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한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추가로 두 번 더 인상할 수 있다고 밝히면서, 국내 은행들의 대출금리도 들썩이고 있습니다.
이자 부담 증가에 따른 가계부채 부실화가 우려되는데요.
금융당국은 가계의 이자 부담이 급격히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가산금리에 손대지 못하도록 경고 메시지를 보내고 있습니다.
가계부채 적신호가 들어온 가운데 당국이 타깃으로 잡은 가산금리에 대해 정훈규기자와 얘기 나눠 보겠습니다.

Q. 정기자, 우선 은행권 대출금리가 어느 수준까지 올라 있습니까?
[기자]
현재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 금리 상단이 5%에 근접해 있습니다.
가장 높은 KB국민은행의 경우 연 4.72%까지 올랐습니다.

[앵커]
Q. 5%선을 넘을 수도 있을까요?
[기자]
문제는 지금이 본격적인 금리 상승세의 시작일 수 있다는 것인데요.
미국이 올해 안에 두 차례 추가 금리 인상을 예고했고, 완화적 기조를 고수해온 이주열 한국 은행총재도 최근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두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상황들을 볼 때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올해 안에 5% 선을 넘을 가능성이 큽니다.

[앵커]
Q. 한국은행은 올해 들어 기준금리를 계속 동결하지 않았습니까, 그런데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에 국내 은행 대출금리가 오르는 이유는 뭡니까?
[기자]
네, 은행 대출금리에는 다양한 요소들이 포함돼 있는데요.
크게 나누면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 나뉩니다.
여기서 기준금리는 중앙은행의 정책금리와는 다른 개념인데요.
은행이 대출 등에 쓸 돈을 시장에서 빌려올 때 필요한 이자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통 변동금리 상품의 경우 코픽스를 기준금리로 활용하고, 고정금리 상품의 경우 금융채를 사용하는데요.
미국이 정책금리를 올리면 시장에서 은행의 조달 비용도 높아지고, 결국 대출상품금리도 오르는 겁니다.
바꿔 말해 대출금리에서 기준금리는 은행은 물론 금융당국도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부분인데요.
가산금리는 은행이 마음대로 정할 수 있기 때문에, 낮은 금리 탓에 역마진이 발생할 경우 은행 스스로 조정이 가능합니다.

[앵커]
Q. 그래서 금리 상승기 가계의 이자 부담 급증을 우려한 당국이 은행의 가산금리를 집중적으로 살피는 거군요?
[기자]
네, 당국은 앞으로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세부항목까지 공시하도록 할 계획입니다.
현재는 은행연합회 홈페이지를 통해서 기준금리와 가산금리로만 공시하고 있는데요.
가산금리에는 인건비와 판관비처럼 원가 성격의 비용과 함께, 은행이 대출 상품을 팔고 남기는 마진도 포함됩니다.
이런 내용을 다 공개할 경우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하 압박을 느낄 수 밖에 없는 겁니다.

[앵커]
Q. 가계 이자 부담이 급격히 늘어나는 것을 막기 위해 당국이 나선 것은 이해가 되는데요. 그렇지만 이런 접근은 지나친 시장 개입이 될 수 있지 않습니까?
[기자]
네, 맞습니다. 제조업처럼 눈에 보이는 물건은 없지만, 대출은 은행이 판매하는 상품이고 소비자가 내는 이자는 가격인 셈입니다.
기본적으로 경쟁 시장에서 민간 기업의 상품 가격은 전략적 판단에 의해 자유로워야 합니다.
만약 원가를 낮추는 노하우가 있다면 같은 가격에 더 많은 마진을 남길 수도 있고, 점유율이 목표일 경우 가격 인하를 선택할 수 있습니다.
가격 전략이 곧 영업 전략인 셈인데요. 금융당국은 이런 영업비밀과 노하우를 공개하라고 한 겁니다.

[앵커]
Q. 정부가 민간기업의 가격 결정권을 간섭하는 셈인데, 이래도 되는 건가요?
[기자]
네, 하지만 금융의 공공성을 생각하면 필요한 조치라는 데는 수긍이 갑니다.
당국이 은행권 가계부채 급증을 강하게 경고했던 2년 전을 기억할 필요가 있는데요.
2016년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평균 금리는 6월 연 2.91%에서 10월 3.01%로 0.1%포인트 뛰었습니다.
그런데 이 기간 대출의 기준금리는 0.02%포인트 떨어졌는데요.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0.12%포인트나 올렸던 겁니다.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억제하라는 정부 정책 방향에 따랐다는 것이 은행들의 입장이었는데요.
당시 한 은행 직원은 “창구에 온 손님을 은행이 돌려보낼 방법은 없다”면서 “금리를 높여 매력을 떨어트리는 수 밖에 없다”고 말했습니다.
기준금리는 사상 최저 수준이었지만 금리가 오를 때 가계부채 문제가 커지는 것을 막기 위해 은행들이 스스로 가격 경쟁력을 포기했단 얘긴데요.
같은 논리라면 본격적인 금리 인상기가 도래한 지금은 가계의 상환 부담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은행들이 마진 욕심을 포기할 필요가 있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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