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 ELS 폭탄에 급락 가능성 대비해야

증권 입력 2018-02-19 17:19:00 수정 2018-02-19 18:35:34 김성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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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TF, 우리 증시서도 하락 촉매 될 수 있어”
전체 시총比 ETF 비중 낮아… 미국 수준 폭락 위험 낮아
“ELS로 인한 위험은 우리 증시에도 존재”
ELS, 기초지수 50% 이상 안떨어지면 연 10% 이자
주가 폭락시 헤지 위해 대랑 매도… 추가 투매 유발



[앵커]
이달 초 미국 증시가 크게 흔들리면서 4%대 폭락이 두 번이나 발생했습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폭락의 원인으로 자동매매를 지목했는데요. 미국 증시의 경우 자동매매의 상당수가 상장지수펀드, 즉 ETF에 의한 것이어서 ETF 가치 하락으로 많은 투자자들이 손실을 입었고 환매와 투매가 이어지면서 증시 하락폭은 더 커졌습니다. 이후 ETF 시장이 커지고 있는 국내에서도 미국과 같은 ETF발 급락 사태가 일어날 수 있지 않느냐는 우려가 나오기도 했는데요. 전문가들은 ETF로 인한 폭락 위험은 낮지만 주가연계증권인 ELS의 경우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조언합니다. 김성훈기자의 심층보도입니다.

[기자]
현지시간 5일과 7일, 미국 증시는 4% 이상 폭락했습니다.
특별한 악재가 없는 폭락에 대해 전문가들은 특정 조건에 따라 자동으로 매매가 이루어지는 ‘자동매매’를 원인으로 지목했습니다.
미국 국채금리 인상과 기준금리 인상 등에 대한 우려로 미국 증시가 하락해 변동성이 커졌고 자동매매 상품의 환매 조건이 충족되면서 일시에 매도 물량이 풀려 증시가 폭락했다는 것입니다.
특히 자동매매 상품 중에는 변동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상장지수펀드 등 ETF 상품이 많아 ETF 가치 하락에 따른 환매와 투매가 이어지면서 증시를 끌어내렸습니다.
톰슨로이터 집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1주일 동안 미국 증시 ETF에서 210억달러, 우리 돈 22조 4,000억원 가량이 유출됐습니다.

ETF가 미국증시 폭락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된 이후 ETF시장이 커지고 있는 우리 증시도 같은 위험에 노출돼있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습니다.
전문가들은 국내 증시에서도 ETF 매도 물량 급증이 증시 하락의 촉매가 되거나 단기 변동성을 키울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합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증시에 투자하는 ETF의 총 순자산은 약 26조 8,000억원에 달합니다.
하지만 전체 시가총액 대비 ETF 비중이 낮은 편이어서 미국과 같은 폭락장이 발생할 우려는 크지 않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인데요.
현재 미국 S&P500; 지수의 시가총액 중 ETF 순자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5%가 넘는 반면 코스피에서의 시가총액 대비 ETF 순자산 비중은 2% 수준입니다.
또 국내에는 미국처럼 변동성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삼는 ETF 상품이 없고 0.3%의 증권거래세 부담으로 고빈도 ETF 자동매매가 어렵다는 점도 ETF로 인한 증시 폭락의 위험이 크지 않은 이유입니다.

전문가들은 그러나 주가연계증권, ELS로 인한 위험에서는 우리 증시도 자유롭지 못하다고 우려합니다.
ELS는 보통 기초지수가 50%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자에게 연 10% 내외의 이자를 제공하는 상품입니다.
지수가 많이 하락해도 절반 이상 떨어지지 않으면 투자자는 이익을 얻습니다.
하지만 증권사는 지수가 하락할 경우 투자자에겐 이자를 지급해도 기초지수로는 손해를 볼 수 있기 때문에 지수가 떨어질 때마다 헤지를 위해 선물을 매수해둡니다.
바로 이 선물 매수가 증시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우선 증시 반등으로 지수 변동성이 낮아져 헤지가 필요 없다고 판단한 증권사들이 사들였던 선물 물량을 정리한다면 증시의 추가 상승을 막는 벽이 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주가가 30% 넘게 폭락할 경우 헤지를 위해 사들였던 매물이 쏟아지고, 추가 투매가 이어져 증시 폭락을 이끄는 악순환이 벌어질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2015년에서 2016년 ELS의 기초지수로 활용되는 홍콩 H지수가 반토막나면서 대규모 손실 사태가 벌어졌고 코스피도 2% 넘게 떨어졌습니다.
현재 국내 ELS 상품은 중위험 중수익 상품으로 인식돼 인기가 높고, 발행 잔액은 56조원에 달합니다.
홍콩 H지수 폭락 사태 당시 금융당국은 ELS 발행 총량 자율 규제를 내걸고 ELS 규모 줄이기에 나섰지만 ELS잔액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기초자산으로 삼는 것이 한동안 금지됐던 홍콩 H지수를 기초로 한 상품도 다시 등장하고 있어 ELS 시장에 대한 관심과 감독이 중요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입니다.
홍콩H지수는 최근 미국 증시 폭락 때 12% 이상 떨어지기도 했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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