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 끌어내린 자동 매매... 우리 증시도 위험

증권 입력 2018-02-09 17:21:00 수정 2018-02-09 18:48:19 김성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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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하락폭 확대 원인으로 ‘알고리즘 매매’ 지목
객관·편리해도 매매 물량 몰리면 변동성 확대 뇌관
“美증시 컴퓨터 비중 50~60%… 변동성 클땐 90%까지”
‘프로그램 매매’ 코스피 거래 비중이 꾸준히 늘어



[앵커]
미국 다우지수가 또 폭락했습니다. 다우지수는 현지시간 8일 4.15% 하락 마감하며 지난 5일에 이어 4%대 폭락을 겪었는데요. 급락을 일으킬만한 특정 악재가 없어 일부 전문가들은 다우지수의 낙폭을 키운 것이 컴퓨터 시스템에 의한 ’알고리즘 매매’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특히 이 알고리즘 매매 중에서도 기관의 대량 매매를 가리키는 ‘프로그램 매매’는 국내 증시 거래대금에서도 상당한 비율을 차지하고 있어 변동성을 키울 수 있는 잠재적 폭탄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성훈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미국 다우지수는 현지시간 8일 4.15% 급락하며 2만 4,000선이 깨졌습니다.
장중 1,000포인트가 넘는 변동폭을 보인 다우지수는 2만 3,860선에서 장을 마쳤습니다.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4.6% 떨어진 데 이어 이달 들어서만 두 번째 4%대 폭락입니다.

특이한 것은 두 번의 폭락 모두 4% 이상 주가를 끌어내릴 만한 돌출 악재가 없었다는 것입니다.
일부 전문가들은 주가를 내린 범인으로 ‘알고리즘 매매’를 지목합니다.
‘알고리즘 매매(Algorithmic Trading)’란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설계된 특정 논리 구조에 따라 주식을 자동으로 매매할 수 있도록 하는 주식 거래 방식입니다.
개인 투자자들의 경우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로보어드바이저 등을 통한 ETF상품 거래 등을 예로 들 수 있습니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들이 수십 종목씩 묶어서 컴퓨터 프로그램으로 자동 매매를 하는 ‘프로그램 매매’도 알고리즘 매매의 일종입니다.
사람의 주관이 들어가지 않기 때문에 객관적이고 편리한 매매법이지만 한꺼번에 매매가 이뤄질 경우 증시 변동성 확대의 뇌관이 될 수 있습니다.

미국 현지시간으로 지난 5일 1.2% 정도 하락하던 다우지수는 변동성(VIX) 지수가 30을 넘은 오후 3시, 불과 10분만에 3.5% 이상 급락했습니다.
변동성 지수 30선을 매도 조건으로 설정했던 알고리즘 매매 물량이 쏟아져 주가 하락폭을 키운 것입니다.
아트 호건 빌리FBR 수석 애널리스트는 “미국 증시에서 컴퓨터가 차지하는 비중은 50~60%에 달한다”며 “시장이 이날처럼 극도로 큰 변동성을 보이면 컴퓨터 거래 비중이 90%까지 확대된다”고 설명했습니다.

우리 증시도 알고리즘 매매로 인한 변동성 위험에서 자유롭지 않습니다.
특히 매매 물량이 커 변동성 확대에 영향을 줄 수 있는 기관과 외국인의 ‘프로그램 매매’의 경우 코스피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꾸준히 높아지고 있습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대금 기준 코스피 시장에서의 연평균 프로그램 매매 비중은 지난 2016년 20%를 넘었고 지난해에는 22.47%를 기록했습니다.
자본시장연구원은 프로그램 매매 비중이 8%였던 지난 2005년 보고서를 통해 프로그램 매매가 증시 변동성에 약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을 발표한 바 있습니다.
금융 당국은 현재 ‘사이드카’ 제도를 통해 선물 시장에서 변동폭이 5% 이상일 경우 프로그램매매를 제한하는 규제를 두고 있습니다.
하지만 1일 1회 한정이며 장 마감 40분 전에는 발동할 수 없다는 조건 때문에 프로그램매매로 인한 변동성 확대 예방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옵니다./김성훈기자 bevoice@sedaily.com

[영상편집 김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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