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대박 난 바이오기업 직원 즐거운 퇴사 고민

경제·사회 입력 2017-12-11 10:59:46 SEN뉴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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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 상장 당시 셀트리온 주가는 4만원대였다. 지금은 코스피 이전 이슈에 램시마의 미국 판매 호재 등이 터지면서 어느덧 20만원대로 올라서 있다. 주가가 오르면 우리사주를 들고 있는 직원은 즐겁다. 하지만 즐거움은 기분일 뿐 즐거움을 진짜 열매로 거둬들이려면 주식을 팔아 이익을 실현해야 한다. 요즘 셀트리온을 비롯한 바이오기업 직원들이 잇따라 퇴사하는 이유가 여기 있다.
셀트리온의 대외협력 업무를 담당하던 장윤숙 전무는 지난 9월28일 퇴사했다. 정 전무의 셀트리온 재직기간은 7년(2010년 8월1일∼2017년9월28일) 정도다. 장 전무는 퇴사하기 한 달 전인 8월18일 스톡옵션으로 받은 1만4,106주(주당 3만2,396원)를 행사했다. 행사금액은 4억5,697만원. 장 전무는 8월 25일과 28일 이틀간 셀트리온을 주당 각각 11만4,600원, 11만3,350원에 4,000주를 팔아 마련한 4억5,670만원으로 원금을 다 갚았다. 남은 주식은 1만106주로 대략 20억원을 챙겼다.
고위 임원에 이어 일반 직원들도 “주가가 올랐으니 이제 회사를 떠날까”라는 말을 공공연히 던진다. 바이오업체의 특성상 무에서 유를 일궈 이제 그 열매를 수확하는 시점에 셀트리온 임직원들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는 돈이다. 보유한 우리사주를 잘나갈 때 팔아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2000년대 초반 정보기술(IT) 버블을 경험했던 차·부장급 직원들에게는 미련 때문에 매도 시점을 놓쳐 빚이 된 우리사주가 상장폐지 된 아픔이 있다.
셀트리온은 직원들을 대상으로 3만원대에 우리사주 청약을 실시했다. 9월 말 현재 우리사주는 109만8,738주. 청약 원금을 제외하고도 8일 종가 기준 1,825억원의 차익이 발생했다. 또 셀트리온은 2009년부터 해마다 임직원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했다. 올해 초에도 임직원 48명에게 스톡옵션 46만여주를 부여했다. 회사의 통 큰 주식 배분이 임직원들의 퇴직을 고민하게 만든 셈이다.
바이오 업계를 비롯해 스타트업 기업의 직원들에게 우리사주는 목돈을 만질 수 있는 도깨비 방망이로 통한다. 물론 잘되면 대박이지만 주가가 안 좋으면 우리사주 청약금을 퇴직금으로 갚아야 한다. 우리사주는 근로자가 자기 회사나 지배회사의 주식을 보유하는 제도다. 직원들이 회사 주주로서 배당금 등 성과를 공유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손실은 고스란히 직원들의 몫이다. 우리사주는 통상 보호예수가 1년이지만 퇴사를 하면 바로 차익실현이 가능하다는 점은 주가 급등 후 직원들이 퇴사를 고민하는 이유 중 하나다. 최근 신라젠·셀트리온헬스케어·삼성바이오로직스 등 바이오 주가가 강세를 보이면서 도깨비 방망이를 휘두르는 직원들이 늘었다. 해당 회사 측은 퇴사자 공개를 꺼리고 있지만 이미 5배 이상의 차익으로 목돈을 만질 수 있는 직원들이 퇴사를 선택하고 있다는 것은 업계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신라젠은 지난해 상장 당시 41명 임직원을 대상으로 우리사주 60만주를 배정했다. 주당 1만5,000원, 청약률 100%를 달성했다. 직원 1인당 평균 1만4,634주, 2억1,951만원꼴로 매입했다. 현재가치는 13억원이 넘는다. 10일 삼성바이오로직스 우리사주 204만7,193주의 보호예수가 풀렸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상장 과정에서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 임직원 2,000여명에게 공모가인 13만6,000원에 우리사주 330만8,261주를 배정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주가가 꾸준히 상승, 우리사주의 공모가 대비 주가 상승률은 179%, 단순차액은 5,440억원에 달한다. /한기석기자 hank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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