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설정액 1조원대로 주저앉아

경제·사회 입력 2017-12-05 13:35:00 수정 2017-12-05 13:41:43 SEN뉴스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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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설정액이 1조원대까지 내려갔다. 지난 2014년 4월 도입 이후 최대 4조원 가까이 판매되며 인기를 끌던 상품이 순식간에 오그라들었다. 세제혜택마저 올해 말로 종료돼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자금유입은 사실상 불가능해 보인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의 설정액은 2014년 도입 3개월 만에 1조원을 넘긴 데 이어 그해 말 3조원을 돌파하는 등 가파르게 자금을 끌어모았다. 2015년 6월 3조8,378억원으로 최대치를 기록했던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 설정액은 이후 줄곧 자금이 빠져나가며 올해 초 2조원대로 내려앉았고 최근 다시 1조원대까지 자금이 빠르게 이탈하고 있다.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는 펀드 자산의 45% 이상을 신용등급 ‘BBB+’ 이하 회사채(하이일드)에 투자한다. 이 펀드 투자자들은 1인당 3,000만원 안에서 배당과 이자에 대해 금융소득종합과세에서 제외하고 15.4% 세율을 적용받는 분리과세 혜택을 부여받아 인기를 끌어왔다.
투자자들에게는 세제혜택을 주고 비우량 기업의 자금조달 창구 노릇을 담당하며 인기를 모았던 상품이 이렇게 급작스럽게 쪼그라든 것은 공모주 탓이 크다. 금융당국은 하이일드펀드에 분리과세를 적용할 당시 기대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공모주를 우선 편입시킬 수 있는 방안을 내놓았다. 즉 기업공개(IPO)와 유상증자 물량의 10%를 분리과세 하이일드펀드에 우선 배정하는 혜택을 주기로 했다. ‘BBB+’ 이하 회사채 거래 경색을 줄이고 펀드 투자자에게 일종의 당근책을 제공한 셈이었다. 좀처럼 모이지 않았던 하이일드채권 펀드에 자금이 급격하게 몰렸던 배경이었다.
하지만 공모주 수익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고 대형 IPO가 대폭 줄어들면서 공모주 우선 배정이 힘을 쓰지 못하자 자금유출이 시작됐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가시화되며 채권 가격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환매를 부추겼다. 지난해 삼성바이오로직스·두산밥캣 등 대어급 공모주에 대한 기대가 커지며 일시적으로 3조6,000억원대를 회복하기도 했지만 올해 들어 이렇다 할 대어급 IPO가 존재하지 않자 공모주펀드 자체에서도 환매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이 펀드가 결국 공모주 혜택을 보기 위한 것이었지 하이일드 채권 활성화를 위한 것이 아니었다며 펀드 기획 단계에서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한기석기자 hank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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