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즈라이프] 시 한편으로 가을 감성에 젖어들다

경제·사회 입력 2017-10-20 18:52:00 수정 2017-10-20 18:54:42 양한나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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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의 계절, 가을이 왔습니다. 특히 가을은 문학 작품을 읽기에 좋다고 하는데요.
오늘 센즈라이프에서는 가을철 읽기 좋은 시집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선선한 바람이 불어오고 단풍이 물들어 가는 계절은 마음을 평온하고 여유롭게 만들어 줍니다.

그래서인지, 가을은 독서 하기에 참 좋은 계절입니다.

특히 많은 사람이 시를 읽으며 마음의 위로와 기쁨을 얻는다고 하는데요.

최근 서점가에서도 시·수필 판매가 늘고 있습니다.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최근 한 달간 시·수필 판매량은 전달보다 19% 증가했습니다. 작년 같은 기간보다는 5% 늘어났습니다.

[인터뷰] 김진경 / 인터파크 홍보팀
“SNS 확산에 따라 짧은 글 속에서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위트 있게 쓰여진 글이 인기입니다.
정통시와는 거리가 있지만 젊은이들에게 현실을 반추하게 하는 매력을 발산하면서 이런 글들이 인기를 계속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각박한 현실에서 순수문학인 시가 위로를 준 점도 인기 요인입니다.
시 분야의 경우 전월대비 29% 매출이 증대됐고 ‘바다는 잘 있습니다’ ‘그러니 그대 사라지지 말아라’ 등이 인기가 있습니다.”

인터파크도서에 따르면 2012년 1월 이후 가장 많이 판매된 시집 10권을 집계한 결과 1위는 김재진의 ‘삶이 자꾸 아프다고 말할 때’인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인생의 무게를 지고 삶의 길을 걷는 이들을 격려하는 90편의 시가 수록돼 있습니다.

2위는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이 차지했습니다. 류시화 시인이 고대 이집트 파피루스 서기관부터 노벨문학상 수상자까지 시대를 넘나드는 동서양 시인들의 시 77편을 묶은 잠언 시집입니다.

이어 신현림의 ‘딸아 외로울 때는 시를 읽으렴’, 하상욱의 ‘서울 시’, 고은의 ‘순간의 꽃’ 등이 상위권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그렇다면 가을철에 특히 읽기 좋은 시집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

“시월은 / 하산(下山)하기 좋은 날 // 초록은 / 옥생각을 덜어 / 그 배낭에 오색(五色)을 꾸려 / 내려오고 // 우듬지보다 높은 데 / 맴돌던 잠자리는 / 쓰러진 비석의 음각 같은데 / 졸음 같은 / 곡비(哭婢) 같은 / 엎드림 // 쇠(衰)는 풀보다 / 이슬 봇짐을 진 풀잎보다 / 낮은 엎드림…” - 시 (하산) 中

유종인 시인의 여섯 번째 시집 ‘숲 시집’에 담긴 시 ‘하산’입니다.

시인은 ‘숲 시집’에 자연에 소탈한 서정과 고전적 형식이 어우러진 시들을 담았습니다. 숲의 내면과 자아를 합일시켜 삼림욕을 하듯 숲 속의 풍경을 더듬는 느낌을 안겨줍니다.

‘시월은 귀뚜라미의 허리가 가늘어지는 계절 / 밤새워 등성이를 넘어온 달은 그것을 안다’ - 시 (새벽에)

‘오늘 하늘이 저처럼 깊은 것은 / 내 영혼도 한때는 저렇듯 푸르고 깊었다는 것’ - (시 하늘을 보다)

이시영 시인의 3년 만의 신작 ‘하동’에 담긴 ‘새벽에’, ‘하늘을 보다’ 입니다. 시인은 한 폭의 가을 풍경화를 간결한 언어로 그려내 따뜻한 서정을 느낄 수 있는 시들을 여기에 담았습니다.

‘한편의 교향악인가? / 불어서, 두드려서, 튕겨서 혹은 비벼서 / 음音을 내는 악기들 / 가을 밤 비 내리는 소리를 들어보아라 / 피아노를 치는 담쟁이 잎새 / 실로폰을 두드리는 방울꽃 / 바이올린을 켜는 구절초 / 트럼펫을 부는 나팔꽃 / 북을 울리는 해바라기’ - 시 (가을 빗소리) 中

오세영 시인이 23번째로 펴낸 신작 ‘가을 빗소리’에 담긴 시 ‘가을 빗소리’입니다. 화려한 수사나 자극적인 표현을 배제한 철학적 시세계를 고집해 온 시인은 이번 시집에서도 일상에서 흔히 사용하는 시어만으로 사물과 세계에 대한 깊은 사유와 인식을 드러냅니다.

얼마 남지 않은 가을을 더 깊이 향유하고 싶은 분들은 아름다운 풍경과 따뜻한 정서를 담아낸 시를 감상하며 가을의 감성에 젖어보는 건 어떨까요. 서울경제TV 양한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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