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데이포커스>새 정부 건강보험 보장 강화 방향은

산업·IT 입력 2017-06-13 18:54:39 정훈규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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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보건복지부가 건강보험 적용이 안돼 환자가 병원비 전액을 부담해야 하는 ‘비급여 항목’을 줄이는 작업에 본격 착수하기로 했습니다.
민간보험에 기대지 않고 건강보험만으로도 의료비 문제를 해결할 수 있게 하겠다는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 이행 차원인데요.
정부는 특히 건강보험의 역할 강화로 부담이 줄어드는 민간 보험사의 보험료 인하를 유도해 국민들의 생활비를 줄여주겠다는 방침입니다.
자세한 내용 정훈규기자와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앵커]
Q. 정기자, 우선 비급여 항목을 줄인다는 것은 어떤 뜻이고, 추진 배경은 뭡니까?
[기자]
네, 건강보험의 혜택을 받을 수 없는 치료비를 비급여, 반대를 급여라고 하는데요.
예를 들어 암 말기의 경우 기본적인 건강보험 혜택은 가능하지만, 표적 항암제 등 고가의 신약 치료는 비급여입니다.
비용이 수천만원에서 많게는 1억원 넘게들어 민간보험에라도 가입돼 있다면 다행이지만, 신약 치료를 포기하는 경우도 많은데요.
비급여를 줄이겠다는 것은 환자가 민영 실손보험으로 메워야 했던 영역까지 앞으로 건강보험에서 더 해주겠다는 겁니다.
이는 비급여 진료비가 해마다 눈덩이처럼 불어나 가계에 큰 부담을 주고 있다는 판단 때문입니다.
실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병원발행 영수증을 기준으로 간병비나 검진 비용 등을 뺀 비급여 진료비를 산출해봤더니, 지난 2009년 6조2,000억원, 2014년 11조2,000억원으로 5년 사이에 2배 가까이 증가했습니다.
전체 진료비 중 환자의 비급여 부담비율도 같은 기간 13.7%에서 17.1%로 6%포인트 넘게 뛰었는데요.
그만큼 가계의 의료비 부담이 점점 커지고 있다는 뜻입니다.

[앵커]
Q. 진료비 부담을 나라에서 더 하겠다고 하니 좋기는 한데요. 그렇다고 나라에서 모든 치료비를 보장할 수는 없을 텐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됩니까?
[기자]
네, 복지부는 최근 심평원 서울사무소에서 ‘비급여 전면급여화 관련 예비급여 추진단 1차 실무회의’를 열었습니다.
먼저 의학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의료행위나 의료기술에 대해서는 예비적으로 보험급여를 우선 적용하고 이후 그 적합성을 평가해 정식으로 급여등재 여부를 검토할 계획입니다.
이른바 ‘선별급여’를 확대 시행한다는 구상인데요.
선별급여는 환자의 의료비 부담을 덜고자 의학적으로 추가 검증이 필요한 치료기술이나 의약품도 환자가 50~80%의 본인부담금을 내는 조건으로 예비적으로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도록 지정하는 겁니다.
이제 막 구체적인 논의를 시작한 단계로 비급여의 범주나 본인부담률 등 고려해야 할 점이 많아 실제 예비급여가 적용되는 데에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입니다.
복지부는 의약단체 등이 참여하는 협의체를 구성해 구체적인 방향설정과 항목 검토 등을 함께 논의하겠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Q. 네, 비급여 중에서도 간병비와 선택진료비, 상급병실료는 가계의 등골을 휘게 하는 3대 비급여로 꼽히는데요. 정부가 이 부분을 집중 개선하기로 했다죠?
[기자]
네, 문재인 대통령의 공약인 국민 생활비 절감이라는 큰 틀에 맞춘 것인데요.
우선 간병비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전문 간호사가 환자의 간호와 간병까지 전담하는 ‘간호간병통합서비스’를 공공병원에서 의무적으로 시행하도록 하고, 현재 전국 300여곳에 그치는 이 서비스 제공의료기관을 민간병원까지 확대해 나갈 계획입니다.
개인적으로 간병인을 고용하면 하루에 7만~8만원이 들지만, 통합서비스를 신청하면 하루 2만원만 내면 됩니다.
특진비로 불리는 선택진료제는 올해까지 폐지하고 건강보험의 적용을 받는 ‘전문진료 의사 가산’ 방식으로 전환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이는 의사 개인에 대한 평가를 통해 수가를 지급하는 전문진료의사 가산제도인데요.
그간 선택진료비는 대학병원급과 일부 전문병원의 10년 이상 경력 전문의에게 진료받을 때 수술이나 검사 등에 걸쳐 추가로 환자에게 부과하는 비용으로 전액 환자가 부담해야 했습니다.
또 통상 4인실 미만의 병실은 상급병실이라고 해서 비급여, 즉 건강보험 적용이 안됐는데요. 당장 내년부터 3인실은 물론 2인실까지 보험급여를 단계적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기로 했습니다.

[앵커]
Q. 보험사들 입장에서는 실손보험 적자의 주범으로 꼽혀온 비급여 진료비 중 상당 부분을 건강보험에 넘기고, 그만큼 보험금 부담을 덜 수 있을 거라 생각되는데요. 그런데 실제로 보험업계가 그다지 달가워하지 않고 있다는데 이유가 뭡니까?
[기자]
네, 정부의 비급여 축소가 결국은 보험료 인하 압박으로 귀결되는 탓입니다.
민영 실손보험은 비급여 항목에 대해 보험금을 지급하는데, 건강보험이 보장하는 영역이 늘어나면 민간 보험사의 지출이 줄어들고, 그만큼 보험료를 내리겠다는 게 정부의 논리입니다.
보험업계는 실손보험은 적자 상품이라 보험료 인하 여력이 크지 않고, 급여와 비급여의 범위를 떠나서 의료쇼핑과 과잉진료를 유발하는 체계가 문제라고 주장하는데요.
비급여진료 수가 표준화와 전문기관 비급여 심사체계 마련 등이 선결돼야 한다는 설명입니다.
비급여 진료항목은 병원이 제각각 가격을 매겨서 비싸기도 하고 병원별로 천차만별인데요.
심평원의 병원별 비급여 진료비용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인실 병실료의 경우 가장 싼 곳이 5,000원인 반면 가장 비싼 곳은 45만5,000원으로 최대 91배나 차이가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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