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기 수출 첨병 GMD를 만나다

산업·IT 입력 2017-05-30 19:09:00 수정 2017-05-30 19:12:03 김상용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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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대기업과 중소기업간 양극화는 우리 경제의 불균형을 초래하고 성장을 가로막는 주요 요인입니다. 이에 정부가 중소기업 육성을 위해 지난 해부터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사업이 있습니다. 글로벌 시장 개척 전문기업, 이른바 GMD 사업입니다. 정부가 지난 해 45개 GMD를 선정하고 올 초에 61개사를 추가 선정해 이들 GMD가 유망 중소기업을 발굴해 수출을 지원토록 하는 것입니다. 정부로부터 GMD로 선정된 회사들은 아세안과 중남미, 북미 등 각 지역별 시장 개척에 필요한 전문성과 경험, 노하우를 모두 갖춘 전문가 집단입니다. 서울경제TV는 중소기업의 수출 지원을 위해 전 세계를 누비고 있는 GMD를 총 10회에 걸쳐 집중 조명할 예정입니다. 오늘은 첫번째 시간으로 국내 중소기업의 러시아 진출을 지원하는 티알씨 코리아의 강남영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김상용기자입니다.

[기자]
국내 대표적인 러시아 시장 개척 기업인 티알씨코리아. 이 회사를 이끌고 있는 강남영 대표는 1991년 3월부터 러시아와의 인연을 맺었습니다. 모스코 에너지 대학의 석사 과정 중 국내 한 대기업의 러브콜을 받고 시베리아 원자력 연구소로 기술 연수를 떠나면서 러시아와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하지만 1998년, 7년여 동안 러시아 주재원으로 생활한 강 대표에게도 위기는 찾아왔습니다. 외환위기로 인해 회사가 러시아 사무소를 폐쇄하면서 강 대표는 대기업의 울타리를 과감히 벗어나기로 결심했습니다.

인터뷰/강남영 대표
“사실 저는 대기업에 근무를 하면서 제가 하나의 부속품처럼 느껴지는 경우가 많이 있었어요. ...그래서 저는 제가 가장 잘 할 수 있는 러시아 시장에 도전을 하게 돼지요.

강 대표가 도전을 결심한 뒤 1998년 모라토리움 선언을 한 러시아 경제는 2000년부터 유가 급등을 등에 업고 경기가 급격하게 살아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강 대표에게도 시련은 어김없이 찾아왔습니다. 러시아에서 첫 사업 아이템으로 시작한 러시아 기초기술의 한국 수출 사업은 보기 좋게 실패했습니다. 중소기업에게 러시아의 기초 기술을 이전하려 했지만 중소기업은 이 같은 기술 도입에 관심도 자금도 부족했기 때문입니다.

2년여의 노력이 수포로 돌아간 그는 국내 중소기업 제품을 러시아로 수출하는 무역업 중심으로 사업 아이템을 재구성해 사업을 본궤도에 올려놓습니다.

인터뷰/강남영 대표
“당시에는 러시아 바이어들이 직접 수입, 통관해온 경험이 많지 않았어요. 그래서 그들이 물류와 통관, 대금지급 등에서 많이 어려워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그들이 고통스러워하는 것을 어떻게 해결해줄 수 있는가를 고민을 하게 됐고 저희가 모든 무역 서비스를 원스톱으로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게 되었지요.”

강 대표의 러시아 사업은 순항을 거듭했습니다. 지난 2008년에는 러시아 최대 완성차 업체인 ‘오토바즈’에 한국 대기업이 생산하는 자동차 부품을 수출하는 프로젝트에서 큰 성과를 거뒀습니다. 1,500만 달러(150억원)에 이르는 대형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강 대표의 입지도 함께 확대됐습니다.

강 대표는 이후 러시아에서 국내 한 대형 중공업 회사의 전기차단기 총판을 시작하고 국내 대기업과 미국계 기업이 함께 만든 회사의 제품도 강 대표를 통해서 러시아에서 팔려나갔습니다. 국내 대기업들도 강 대표가 가진 러시아에서의 인적 네트워크와 성실성, 전문성을 높이 평가한 것입니다.

인터뷰/강남영 대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이 현지화입니다.
바로 그 나라와 그 나라 사람들이 쓰는 언어, 그 나라 사람들이 생각하는 철학, 역사, 그리고 문화, 더해서 그들의 상관습, 이것이 저희와 하나가 되어진다면 모든 비즈니스는 쉽게 풀어나갈 수 있습니다.

2008년부터 본궤도에 오른 강 대표의 티알씨 코리아는 작년까지 4,000만 달러(400억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달성했습니다. 손톱관리기와 여성용 속눈썹부터 바닥용 난방필름, 발전기, 변압기까지 강 대표가 러시아 시장에 한국 기업의 제품을 소개한 제품 수만도 150여개에 달할 정도입니다.

강 대표는 최근 들어 화장품을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드 배치 후폭풍으로 대중국 화장품 수출이 주춤한 사이 러시아가 새로운 국내 화장품 수출의 블루오션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인터뷰/강남영 대표
“(러시아 바이어들이) 기존의 유럽 화장품, 프랑스제, 이태리제에 비해서 한국산 화장품이 이제 더 좋다고 하는 얘기를 들었어요. 저희가 올해 아주 본격적으로 중소기업 제품을 수출 추진하고 있는데요. 저희가 직접 유통하기 위해서 현지 합자법인도 설립하고 있고 B2B 온라인 플랫폼을 만들고 있습니다. ”

강 대표는 또 러시아 정부가 자원 중심의 경제 구조를 탈피하기 위해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는 수입대체 프로그램이 한국 기업에 또 다른 기회가 될 것이라고 확신하고 있습니다. 러시아 정부가 2014년부터 추진 중인 ‘Made in Russia’ 프로그램을 활용한다면 앞으로 10년간은 러시아가 국내 기업들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될 것이라는 게 그의 판단입니다.

인터뷰/강남영 대표
“사실 러시아 정부가 가장 강력하게 추진하는 정책이 제조업 육성입니다. 그러한 러시아 정책에 발맞춰서 저희는 국내 공작기계 제조 기업과 함께 현지 진출을 기획하고 있습니다. 국내 공작기계 제조 기업들은 주요 부품을 수출하고 현지 파트너는 부품을, 부품중에서 중량물을 공급해서 조립해서 시장에 진입하는 그러한 전략이지요.”

중소기업청이 선정한 글로벌 시장 개척단(GMD)으로 활동하는 강 대표는 국내 기업들에 러시아를 주목하라고 목소리를 높입니다.

“러시아 시장만 단순하게 보게 되면 1억 4,000만 명의 시장이 되지요. 반면에 CIS 국가까지 포함하면 3억명의 커다란 시장이 되는 것입니다. 그리고 러시아가 점점 변해가면서 소비자들의 구매 형태도 변하게 되지요. 브랜드 중심의 구매에서 이제는 가성비를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구매 패턴을 보이게 됩니다. 이것은 바로 우리 중소기업들이 가지고 있는 낮은 브랜드 파워가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시그널로 해석할 수 있습니다.”

강 대표는 러시아 시장의 매력을 알리기 위해 지난해부터 집필 활동에도 나서고 있습니다.

‘러시아, 지금부터 10년이 기회다.’ 등 자신의 러시아 경험담을 담은 책을 출간하면서 국회에서 강연도 하는 등 러시아 전문가로서의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인터뷰/강남영 대표
“우리 중소기업 대표님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이 언어, 통관 이러한 문제들에 대해서도 어렵게들 생각하시는데, 사실은 그것은 어려운 부분들이 아닙니다, 저희같은 미들맨들이 그러한 부분을 충분히 해결할 수 있기 때문에 중소기업 대표님들은 시장 진출을 하고자 하는 확고한 의지만 있다면 언제든지 진출할 수 있는 그러한 계기를 만들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러시아와 한국을 오가며 한국의 중소기업 제품 판매를 위해 동분서주하는 강 대표가 러시아 시장에서 앞으로 어떤 성과를 내놓을 지 주목됩니다.
/김상용기자 kimi@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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