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채무조정 가능한가

금융 입력 2017-03-27 16:00:51 정하니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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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정부는 생사의 기로에 선 대우조선해양을 살리기 위해 수 조원의 공적 자금을 투입하기로 했습니다. 단 국책은행뿐 아니라 대우조선에 돈을 빌려준 시중은행과 회사채 투자자 등 채권단이 채무재조정에 합의한다는 전제 하에 자금을 지원하겠다는 조건부 지원방안을 내놨는데요.
추가 지원을 통한 대우조선해양 회생을 위해서는 국민연금을 비롯해 시중은행 등 채권단 설득이 관건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금융증권부 정하니기자와 알아보겠습니다.

[앵커]
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의 자금 수혈은 조건부 지원인 만큼 다른 채권자들이 채무 재조정에 합의하지 않으면 결국 무산되는 거 아니겠습니까? 시중은행들은 대체로 동참하겠다는 입장인 만큼 사채권자 설득이 시급할 텐데 채무 재조정을 위한 사채권자 집회는 언제 열리나요.

[기자]
네. 대우조선은 다음달 17일부터 18일까지 이틀 간 회사채 투자자를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열 예정입니다. 만기가 다른 회사채 다섯 종류에 대한 채무 재조정을 시도하는 건데요.
대우조선은 모두 1조3,500억원 규모의 회사채 중 반을 주식으로 전환하고 나머지 반에 대해서는 만기를 3년 연장해 달라고 요청할 예정입니다. 출자전환에 따른 회사채는 주당 4만350원에 주식으로 바꿔주겠다는 방안을 제시할 계획입니다.
채무재조정안이 가결되기 위해서는 전체 발행채권액의 3분의 1 이상이 출석해 출석 채권액의 3분의 2 이상이 동의해야 합니다. 아울러 전체 발행 채권액의 3분의 1 이상이 동의하는 요건도 충족해야 합니다.
사채권자 집회는 회사채 만기에 따라 총 5차례 열리는 데 이 중 한 차례라도 부결되면 신규 자금 지원은 무산되고 워크아웃과 법정관리를 결합한 P-플랜에 들어갑니다.
사채권자 집회 결과에 따라 대우조선이 추가 지원을 통한 회생의 길로 가느냐 아니면 결국 법적 구조조정 수순을 밟느냐로 운명이 갈리는 거죠.

[앵커]
사채권자 집회 결과에 대우조선해양의 운명이 걸린 만큼 사채권단이 채무재조정안에 합의하도록 설득하는 것이 중요할 텐데요. 대우조선 회사채를 가장 많이 가지고 있는 곳이 국민연금이어서 대우조선 회생이 국민연금 손에 달려있다 라는 말도 나온다고요?

[기자]
네 현재 국민연금이 보유한 대우조선 회사채는 모두 3,900억원입니다. 전체 회사채의 28.9%에 달하는데요. 특히 다음달 21일 만기가 돌아오는 회사채의 경우 국민연금 보유 규모가 40%에 달합니다. 국민연금이 채무조정안에 반대하거나 집회에 불참하면 가결이 쉽지 않다는 게 업계 시각인데요. 대우조선 회생의 키는 국민연금이 잡고 있다는 말이 나오는 이유죠.
국민연금은 대우조선 채무조정안을 두고 고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찬성할 경우 또 다시 특정 대기업 살리기에 국민 노후자금을 동원했다는 비판을 받을 수 있고 만약 대우조선이 정상화에 성공하지 못하고 끝내 손실을 보면 책임 추궁까지 당할 수 있습니다.
또 지금 국민연금은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안에 찬성했다가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지 않습니까. 비판 여론에 대한 부담이 클 수밖에 없죠.
그렇다고 반대하기도 쉽지 않은 게 채무재조정안 합의에 실패해 P-플랜에 들어갈 경우 대우조선의 수주 취소나 선수금 반환 요구 등이 이어져 사실상 대우조선의 청산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국민연금은 투자 원금까지 날릴 수도 있는 거죠.
일각에서는 국민연금이 아예 기권하거나 사채권자 집회에 불참할 수 있다는 말도 나오고 소송 제기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습니다. 국민연금 측은 정해진 건 아무것도 없다는 입장입니다.

[앵커]
국민연금이 키를 쥐고 있긴 하지만 대우조선 회사채의 30%를 차지하는 개인투자자의 선택도 못지 않게 중요할 텐데요. 대우조선해양이 개인 채권자 설득을 위한 총력전에 나선다고요.

[기자]
그렇습니다. 사채권자 집회까지 22일밖에 남지 않은 상황인데요.
대우조선은 사무직 부장·차장급 간부 200명으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개인 채권자들을 설득하기 위해 개별 접촉에 나설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채권자 명단 파악이 끝나면 200명의 직원이 전국에 있는 개인 채권자들을 찾아가 동의 서명을 받는 겁니다. 또 이틀 전부터는 사채권자집회 관련 문의에 응대하기 위해 콜센터도 가동하기 시작했습니다.

[앵커]
다음달 사채권자 집회를 앞두고 대우조선의 대주주이자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이 오늘 채권은행을 만나 채무조정에 동참해 줄 것을 설득했다고요.

[기자]
네. 오늘 산업은행은 KB국민, 신한, NH농협, KEB하나, 우리은행 등 대우조선에 여신을 공급한 채권은행을 만나 채무조정과 대우조선 지원방안에 대한 구체적인 세부 내용을 설명했습니다.
앞서 당국이 발표한 채무조정안에는 출자전환과 상환유예, 선수금보증환급 지원 등의 내용이 담겼는데요.
오늘 실무진들은 세부안에 대해 의견을 주고 받았고 이런 내용에 합의한다는 확약서는 나중에 작성할 것으로 보입니다.
금융당국은 대우조선 지원방안을 발표하기 전에 이미 시중은행들로부터 출자전환에 참여하겠다는 구두 합의를 받은 상태이고, 만약 채무조정 합의가 깨져 대우조선이 P-플랜에 들어가면 그때 쌓아야 하는 충당금 부담이 더 큰 만큼 시중은행들은 이번 방안에 동참할 것으로 보이는데요.
금융당국은 이 내용을 빠른 시일 내 문서화해 보다 구속력 있는 지원을 이끌어 내고 사채권자 집회까지 얼마 남지 않은 기간 동안 채권자 설득력을 높인다는 방침입니다. /정하니기자 honey.jung@sedaily.com

[영상편집 이한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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