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은 눈의 날… 눈건강 위협하는 안구건조증

경제·사회 입력 2015-11-06 17:16:09 송대웅 의학전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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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등 과다 사용 'VDT증후군' 급증에

건조한 가을 대기·미세먼지 등 안질환 유발

점액 물질 분비·가려울 땐 안구건조증 의심

컴퓨터 등 작업 땐 자주 깜빡여 눈물 증발 막고


출근해서는 컴퓨터 모니터를 하루 종일 들여다보고 출퇴근할 때도 스마트폰을 만지작거리며 퇴근 후에는 TV를 보는 직장인들의 눈은 쉴 틈이 없다. 이른바 '디지털 기기의 습격'으로 현대인의 눈건강이 위협받고 있는 것이다. 그중에서도 장시간 디지털 기기를 사용해 눈이 건조해지는 '안구건조증'은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함을 야기한다. 여기에 가을철 건조한 대기와 함께 미세먼지까지 극성을 부리면서 안구건조증 발생 위험성은 더없이 높아지고 있다.

매년 눈의 날(11월11일)을 맞아 눈건강에 대한 소중함을 알리고자 대표적인 안과 질환을 선정해 발표하는 대한안과학회는 올해 대표적인 안과 질환으로 안구건조증을 꼽았다. 최근 스마트폰·컴퓨터·태블릿PC 등 영상화면 단말기를 과다사용해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VDT(Visual Display Terminal)증후군' 환자가 급속도로 늘고 있다. 이 증후군은 안구건조증을 비롯해 눈 근육이 과도하게 긴장해서 시야가 흐려지는 조절장애, 망막에 문제가 생기는 황반변성 등 각종 안과 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것이 학회 측의 설명이다.

김만수 대한안과학회 이사장은 "VDT증후군은 근막통증증후군·손목터널증후군·거북목 등의 전신 증상을 내포하고 있지만 직접적으로 단말기에 노출되는 눈에 특히 많은 영향을 미친다"며 "VDT증후군의 가장 대표적인 안질환은 안구건조증"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요즘처럼 대기가 건조하고 황사와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리는 가을철에는 안구건조증 발생이 더욱 많아지게 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안구건조증으로 진료받은 환자 수가 97만명에서 214만명으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사용이 많은 10~30대 환자 발생이 많았다.

안구건조증은 다양하고 복합적인 요인들에 의해 발생하지만 VDT 작업으로 유발된 안구건조증은 주로 건조한 실내에서 영상 단말기를 장시간 사용해 눈을 깜박이는 횟수가 감소하고 눈을 크게 떠서 눈물의 증발이 정상보다 증가해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1분에 눈을 깜빡이는 횟수가 휴식을 취할 때는 20회, 독서할 때는 10회, VDT 작업을 할 때는 8회로 VDT 작업 시 현저하게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정상 눈물막이 유지되는 시간(tear film break-up time)도 휴식 중일 때는 11.5초에서 VDT 작업을 할 때는 6.1초로 절반 정도로 감소했다. 반대로 생각해보면 컴퓨터나 스마트폰 작업 도중 눈을 의도적으로 자주 깜빡이면 눈물 증발을 막아 안구건조증을 예방할 수 있게 된다.

일반적으로 안구건조증은 초기에 눈에 무언가 끼어 있는 듯한 이물감이 느껴지거나 점액성 물질이 분비되고 가려움·눈부심 등의 가벼운 증상으로 시작된다. 그러나 치료하지 않고 방치했을 경우 눈 표면에 염증과 감염의 위험이 높아져 시력에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일단 안구건조증이 의심된다면 주변 환경요인을 점검해보는 것이 좋다. 겨울철 온풍기 바람을 직접 쐬는 것은 피해야 하고 가습기 등을 활용해 난방 등으로 낮아진 실내습도를 40~70%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다. 컴퓨터 작업을 할 때는 수시로 눈을 깜빡이고 50분 정도 작업한 후에는 10분 정도의 휴식을 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때 눈을 감거나 먼 곳을 응시하며 눈의 피로를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컴퓨터 모니터의 높이는 시선을 아래로 향할 수 있도록 너무 높지 않게 조절하고 컴퓨터 화면과 스마트폰 화면의 밝기는 자동조절 기능 등을 활용해 중간 정도 밝기를 유지하는 것이 좋다.

안구건조증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는 하루 8~10컵 정도의 충분한 물을 마시고 눈이 피로할 때는 따뜻한 타월을 이용한 스팀타월 눈 마사지를 해주면 좋다.

비타민A가 안구건조증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만큼 호박·토마토·사과·부추·당근·파슬리 등 푸른 잎 채소와 과일을 자주 먹는 것이 바람직하다. 참치와 정어리 등의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3 성분도 우리 몸에서 윤활작용을 하고 눈물을 구성하는 지방 성분에도 좋은 영향을 줘 안구건조증의 예방과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된다. 안구건조증을 치료하는 가장 간편한 방법은 인공눈물을 넣어주는 것이다. 인공눈물은 눈에 수분을 공급하고 윤활작용을 해 안구 표면의 손상을 줄여주고 각종 상처 회복을 촉진시켜준다. 특히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극성을 부릴 때는 눈의 이물질을 제거해주는 효과도 있다. 인공눈물을 자주 사용해야 하는 경우나 눈의 염증이 심한 경우 1회용 제품이나 방부제가 들어 있지 않은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증상이 심할 경우 스테로이드 안약이나 항생제 안약 등 항염증 치료제를 사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콧물 증상을 완화해주는 항히스타민제나 베타차단제 등 일부 고혈압약과 소변 배출을 늘리는 이뇨제, 항우울제 등의 약물은 안구건조증 증상을 악화시킬 수 있는 만큼 주의해야 한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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