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뼈는 망자의 진실을 품고 있다

경제·사회 입력 2015-10-23 17:15:10 수정 2015-10-28 23:43:02 조상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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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주현 지음, 푸른숲 펴냄)



고고학을 전공하는 학생들은 ‘형질인류학’ ‘인골고고학’ 등의 이름으로 개설된 ‘뼈 수업’을 듣는다. 성인 기준 206개 이상의 뼈 이름을 외기 시작해 그 기능은 물론 생로병사 과정에서의 변화 양상을 배운다. 뼈는 지문보다 더 확실한 신원확인의 단초인지라, 유골과 유물로 역사를 추적하는 고고학에서 뼈 공부는 필수다. ‘쇄골 미인’으로 친숙한 쇄골은 수정 후 5주 만에 우리 몸에서 가장 먼저 생기는 뼈지만 가장 늦게 서른이 되어서야 성장이 끝나는 뼈인 까닭에 죽은 사람의 나이를 유추하는 데 유용하다.

“뼈는 사람이 죽은 이후에야 겉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람 뼈에서 자연스레 죽음이 연상되는지 가까이 가려고 하지 않는다”지만 저자는 죽은 이의 뼈를 분석해 살았을 적의 정보를 모조리 되살리는 법의인류학자다. 하와이에 있는 미 국방부 전쟁포로 및 실종자 확인기관(DPAA)에서 전쟁 실종자의 유해를 가족에게 되돌려 보내는 일을 하고 있다. 그는 뼈, 아니 이빨만 보고도 사람인지 곰·돼지인지 구별하고 광대뼈로 인종을 구분하며 척추뼈로 질병 이력도 알아낸다.

뼈로만 촘촘히 채운 30편의 이야기는 우리 몸의 비밀부터 인류의 역사, 동물 진화의 역사, 인류학과 과학사를 두루 넘나든다. 정보수준은 전문가급이지만 읽는 재미가 쏠쏠해 책장이 술술 넘어간다. 출간에 맞춰 방한한 저자가 오는 28일 서대문자연사박물관에서 대중강연도 할 예정이다. 1만7,000원.

조상인기자 ccsi@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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