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1% vs 99%… 미국식 민주주의 가능할까

경제·사회 입력 2015-10-23 17:15:18 최수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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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월가의 이익에 봉사하는 체제일 뿐이다.' 2011년 월가 점거운동의 지도자중의 하나였던 데이비드 그레이버 런던정치경제대 교수가 미국 민주주의는 1%를 위한 민주주의라며 지적한 말이다. 그레이버는 노암 촘스키와 함께 미국 사회에서 가장 많은 공격을 받는 인류학자이자 아나키스트 운동가다. 월가 점거운동은 '1%에 맞선 99%의 저항'이라는 슬로건을 통해 경제위기와 그로 인한 다수가 고통을 받는 이유를 설득력 있게 제시하면서 광범위한 지지를 받았다.

그레이버는 신간 '우리만 모르는 민주주의-1%의 민주주의 vs 99%의 민주주의(원제 The Democracy Project)'에서 현대사회의 가장 강력한 정치 이념이 돼 버린 민주주의와 자본주의에 관한 자신의 생각을 담아낸다.

그레이버는 왜 대학을 졸업한 젊은이들이 취업이 되지 않아 미래를 박탈당한 채 학자금 대출로 빚쟁이가 돼야 하는지, 왜 피같은 세금을 경제 위기의 주범인 금융기업을 위해 써야 하는지 의문의 현실에 단호하게 대답한다. 부와 권력의 집중, 대중이 부채노동자가 돼가는 현실은 세계 경제 공황의 주체인 1%의 정치와 금융계의 결탁에 기반을 둔 경제체제 때문이라는 것이다. 특히 금융과 정치체제 간의 돈의 움직임에 주목한다. 또 민주주의·합리성·생산성·자유시장 등의 이념에 담긴 허구를 밝혀내며 99%를 위한 대안의 민주주의가 필요함을 역설한다.

책은 우선 월가 점거운동이 어떻게 일어났고 어떻게 위축돼 갔으며 왜 이런 운동이 일어났는지 살핀다. 특히 국민의 합의를 이끌어내는 대안적 참여민주주의 모델을 찾아내 대안을 제시한다.

그레이버는 "이 책은 점거운동에 대해 다룬 것이 아니라 미국식 민주주의의 가능성에 대해 다루고 있다"며 "더 나아가 점거운동이 보여준 급진적인 상상력의 개화에 대한 책"이라고 설명한다. 그래서 책의 원래 제목이 99%의 국민을 위한 진짜 민주주의를 찾아가는 진정한 '민주주의 프로젝트'다. 1만6,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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