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증오의 유산 버리고 '평화의 메신저' 되기까지

경제·사회 입력 2015-10-16 17:35:20 최수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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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러리스트의 아들'의 저자 잭 이브라힘은 진짜 테러리스트의 아들이다. 저자의 아버지 엘 사이드 노사이르는 저명한 유대인 지도자를 살해하고 뉴욕 세계무역센터 폭탄 테러를 모의한 인물이다. 오사마 빈 라덴이 영상 메시지를 통해 전세계 테러리스트들에게 "엘 사이드 노사이르를 기억하라"라고 촉구했을 정도다.

아들은 아버지의 테러행위로 인해 어린시절을 증오와 폭력으로 보냈다. 아들과 그의 가족은 무슬림 테러리스트 가족이라고 손가락질 받으며 스무번 넘게 이사했고 극심한 가난에 시달렸다. 어머니가 재혼한 뒤로는 계부의 지독한 폭력에도 시달려야 했다.

아들의 인생이 바뀌게 된 계기는 이렇다. 우연히 한 친구를 사귀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친구였다. 그런데 그는 자신이 그토록 경멸해마지 않았던 유태인이었다. 아들의 눈을 가린 안개가 걷혔다. 아들 압둘아지즈는 아버지의 이름을 버리고 '잭 이브라힘'이라는 새 이름을 얻었다. 아들은 '잠재적 테러리스트'에서 '테러에 대항하는 존재'로 자신을 변화시켰다.

잭은 아버지의 테러가 얼마나 끔찍한 것이었는지 온전히 깨달았다. 스스로의 힘으로 증오가 아닌 관용을, 폭력이 아닌 평화를 선택한 것이다.

책은 저자가 테러리스트의 아들이라는 낙인을 극복하고 평화의 메신저가 되기까지 자신이 지나온 길을 담담하게 되짚는다. 테러리스트라는 아버지의 소름 끼치는 유산에서 벗어나 평화와 관용이라는 새로운 길에 들어선 이야기다.

'테러리스트의 아들'은 문학동네가 시작한 테드북스의 첫번째 시리즈다. 테드북스는 세계적 지식 콘퍼런스의 테드(TED) 강연을 책으로 펴낸 것이다. 테드는 '퍼뜨릴 만한 가치가 있는 아이디어'(Ideas Worth Spreading)라는 슬로건 아래 세계 각지의 전문가와 실천가들이 모여 그들의 아이디어를 나누는 강연회다. 비영리기관에 의해 2009년까지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몬트레이에서 개최됐다가 참가자가 늘어나면서 전세계로 확산됐다. 1만2,000원.

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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