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진행 막으려면 당장 식습관부터 바꿔야

경제·사회 입력 2015-08-14 16:30:45 수정 2015-08-15 15:03:04 송대웅 의학전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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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화혈색소 수치 6% 이상땐 위험

체중조절 위해 식사·음주량 줄이고 매일 30분~1시간 유산소 운동을

비만 많은 태음인 체질 고위험군

길고 천천히 식사하는 습관 갖고 맵고 자극적인 음식 자제해야

옥수수·두유·사과·배 등 도움


최근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3명 중 1명은 당뇨병 환자이거나 잠재적 당뇨 고위험군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와 충격을 주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의 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2009년부터 2013년까지 30세 이상 성인의 당뇨병 유병률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2013년 기준으로 30세 이상 성인의 12%가량이 당뇨병 환자라는 것이다. 질병관리본부는 또 당뇨병의 전 단계인 공복혈당장애가 있는 사람은 약 24%로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36%가 당뇨병 혹은 잠재적 당뇨 고위험군에 속한다고 밝혔다. 오는 2050년에는 국내 당뇨병 환자가 600만여명에 달해 '당뇨대란'이 발생할 수 있을 것이라는 비관적인 전망도 나오고 있다.

당뇨는 한번 발생하면 완치가 어렵고 평생 약을 먹어야 하는 만큼 고위험 단계에서 당뇨병으로 진행되지 않도록 어떻게 예방 관리를 하느냐가 매우 중요하다.

8시간 이상 금식 후에 혈액으로 측정한 혈당이 126㎎/㎗ 이상이거나 포도당 용액을 마시고 2시간 후의 혈당이 200㎎/㎗ 이상인 경우 당뇨병으로 진단한다. 혈당수치가 기준치 근처에 있다면 당뇨 고위험군으로 볼 수 있다.

최근에는 식사와 관계없이 평균 3개월간의 혈당을 알려주는 당화혈색소가 보다 정확한 당뇨진단의 지표로 사용되고 있는 추세다. 만약 직장인 건강검진 결과표에 당화혈색소 항목이 있다면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혈액 속에서 산소를 운반하는 적혈구는 내부에 혈색소(헤모글로빈)를 가지고 있다. 혈액 속의 포도당은 이 혈색소와 반응하는데 이를 당화(glycation)라고 한다. 혈당이 높을수록 당화된 혈색소의 비율이 높아지게 된다. 적혈구의 평균 수명이 3개월 정도이므로 당화혈색소를 측정하면 최근 2~3개월간의 혈당 상태를 알 수 있다. 당화혈색소 수치가 5.7% 미만일 경우 정상이며 6.5% 이상이면 당뇨로 볼 수 있다.

홍은경 한림대동탄성심병원 내분비당뇨·갑상선센터 교수는 "당화혈색소를 1% 낮추었을 때 당뇨병 관련 전체 사망률을 21% 줄일 수 있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며 "당화혈색소 검사를 활용한 적절한 혈당관리가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건강검진시 당뇨 고위험군으로 나왔다면 즉시 식생활습관 교정에 들어가야 당뇨병으로의 진행을 막을 수 있다. 당뇨병을 예방하기 위해서 가장 주의해야 할 4가지 위험요인은 과식·운동부족·스트레스·비만이다.

정우길 비에비스 나무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는 "특히 비만은 우리 몸 안의 인슐린 요구량을 증가시키고 그 결과로 췌장의 인슐린 분비기능을 떨어뜨려 당뇨병이 생길 확률을 높인다"며 "체중 조절을 위해 식사량을 줄이고 설탕·과자류·청량음료 등의 섭취는 줄여야 한다"고 당부했다. 육류도 칼로리가 높으므로 의사의 권고에 따라 소량으로 섭취해야 한다.

음주량도 줄여야 한다. 술은 영양소가 없는 고열량 식품으로 더 많은 인슐린 분비를 유도하며 이는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부담을 줄 수 있고 체내에서 인슐린에 대한 저항성을 일으켜 당뇨병으로 악화될 우려가 있다.

비만예방을 위한 운동은 필수다. 근력 강화운동과 함께 전신에 운동 효과가 있는 걷기·맨손체조·자전거타기·조깅 등의 운동은 식후 30분 정도에 시작해 30분에서 1시간 정도씩 매일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높은 혈압이나 콜레스테롤 수치도 당뇨 발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만큼 고혈압·고지혈증 관리를 보다 적극적으로 하는 것도 당뇨병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한의학적으로 살펴보면 당뇨 발병률이 가장 높은 체질은 일명 '물먹은 스폰지형(과체중)'으로 불리는 태음인이다. 태음인은 소화 및 흡수기능은 좋은 반면 순환 및 배출기능(땀·호흡·배변·배뇨)이 약해 몸이 쉽게 무거워지거나 체중이 증가하기 쉬운 체질이다. 평소 과민성 장증후군을 갖고 있거나 쉽게 피로해지고 손발이 자주 저리고 잘 붓는다면 태음인 체질이라고 볼 수 있다.

황민우 강동경희대한방병원 체질개선클리닉 교수는 "태음인의 제2형 당뇨병 발병률이 평소 몸이 차갑고 허약한 체질인 소음인에 비해 1.8배 높다"며 "태음인이 당뇨병 발병률이 높은 것은 비만을 포함한 대사증후군의 고위험도와 높은 관련이 있는 만큼 태음인은 체중 관리에 주의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당뇨병 예방을 위해 태음인은 과식·폭식을 주의해야 한다. 음식 중에서는 당면, 쌀 음료, 찹쌀, 껌, 국수, 가래떡, 찹쌀떡, 피자, 볶음밥 등의 고혈당 음식을 주의해야 하고 옥수수·팥떡·시루떡·콩자반·카스텔라·두유·우유는 저혈당 식품이어서 혈당관리에 유리하다. 과일 중에서 사과·배는 혈당지수가 낮아 혈당 관리에 유익하고 복숭아·수박·참외·귤은 혈당지수가 높아 섭취를 줄일 필요가 있다.

식사시간을 가능한 한 길게 해 천천히 여유 있게 먹는 습관이 필요하며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자제해야 한다. 단일 약재로는 맥문동·오미자·마·연뿌리·오디·칡뿌리·콩·율무 등이 태음인 체질의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송대웅 의학전문기자 sdw@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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