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전선 평화전망대, 분단70년 통한 서린 질곡의 북한 접경

경제·사회 입력 2015-08-12 20:06:11 글·사진=최수문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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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주민·마을 볼 수 있는 강화전망대

서울서 한시간 거리 애기봉·오두산

北초소 1,600m 앞 태풍전망대 등 휴전선 155마일 걸쳐 10여곳

안보교육장·관광지로 관람객 북적


전 세계에서 한국에만 있는 '관광지'로 비무장지대(DMZ)와 민간인통제구역이라는 것이 있다. '분단 70년'이 낳은 현실이다. DMZ와 민통선에서 뭐 볼 게 있을까 하겠지만 '평화전망대(통일전망대)'가 있다. 그 지역에서 가장 목 좋은 곳에 자리한 전망대는 그 자체로 절경을 제공한다. 보통 민통선 지역의 가장 북쪽에 있는 평화전망대의 풍광은 DMZ와 함께 북쪽 산하도 포함된다. 남쪽과는 확연히 다른 산세며 가옥들, 그리고 운 좋으면 북한 주민도 볼 수 있다. 전망대 안에 전시된 북한 실정이나 전쟁기록 등 안보물들도 볼 만하다. 전망대로 가는 곳은 개발이 거의 되지 않는 천연의 땅이다. 이번주에는 광복 70주년을 맞아 가볼 만한 '평화전망대'를 소개한다.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에서 북한을 볼 수 있어=인천광역시 강화군에 들어서 강화읍을 지나 48번 국도를 따라가면 송해사거리가 나온다. 오른편으로 꺾어들어가 민통선 지역을 10여분 달리면 해안가가 나오고 언덕 위에 평화전망대가 서 있다. 지난 2008년 개관한 4층 건물의 강화평화전망대다.

서해에서 시작돼 휴전선 155마일에 걸쳐 있는 10여개 평화전망대 가운데 가장 서쪽에 있고 또 북쪽에 바다를 마주하고 있는 유일한 곳이다. 오른쪽에는 한강과 임진강에서 나온 물이 모이고 왼쪽에서는 북쪽 예성강이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모습이 보인다. 맞은편은 북한의 황해도 개풍군이다. 멀리 개성 송악산도 눈에 선하다.

바다로 2㎞ 남짓, 맑은 날이면 북측 주택이나 사람들 모습이 보인다. 북한과 마주 선 최접경이지만 바다 너머라는 편안함을 방문객에게 준다. 강화도 길을 따라 하는 드라이브는 덤이다.

서울에서 강화로 가는 길에서 김포 중간쯤에 애기봉전망대가 있다. 한강을 건너 북한이 지척이다. 얼마 전까지 대형 트리 조명으로 남북이 옥신각신했는데 주로 애기봉전망대가 주인공이었다. 또 서울에서 자유로를 타고 임진각으로 가다 보면 높다란 언덕에 보이는 것은 오두산전망대다. 바로 앞에서 북쪽의 임진강과 남쪽의 한강이 모인다. 애기봉전망대와 오두산전망대는 서울에서 한 시간 거리다. 북한이 참 가까운 셈이다.

◇휴전선 따라 평화전망대가 잇따라=서쪽 끝에 강화전망대가 있다면 동쪽 끝에는 고성 통일전망대가 있다. 강원도 고성군 거진읍에서 7번 국도와 동해안을 따라 30분 정도 줄곧 달리면 그 끝에 있다. 남한 지역에서는 가장 북쪽에 있어 가는 길이 온통 바리케이트와 지뢰 지역이라 삼엄한 기분을 느끼게 한다.

고성전망대가 세워진 것은 1984년이다. 금강산 관광이 한창일 때는 이 지역이 북쪽으로 가는 통로가 되면서 한창 붐볐다. 이 관광이 중단되고 다소 뜸해졌지만 그래도 남한 지역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평화전망대라는 프리미엄이 있다. 금강산·동해안, 그리고 이를 관통하는 도로를 배경으로 막 찍어도 사진이 된다.

평화전망대는 인천광역시의 강화 평화전망대, 경기도의 애기봉전망대(김포), 오두산통일전망대(파주), 태풍전망대(연천), 열쇠전망대(연천), 강원도의 철원 평화전망대, 승리전망대(철원), 칠성전망대(화천), 을지전망대(양구), 고성 통일전망대 등 10여곳이 있다.

남북의 대치상황을 날것 그대로 보고 싶으면 태풍전망대 등을 방문하면 된다. 우리나라가 사실상 전시상황(정전체제)임이 더욱 실감 난다. 이 중 태풍전망대는 휴전선까지 800m, 북한 초소까지는 1,600m 떨어져 북한과 가장 가까운 전망대로, 승리전망대는 휴전선의 정중앙에 위치하는 전망대로 각각 인기다.

◇평화전망대, 안보교육장이자 관광지로 재탄생='평화전망대'라는 것을 세워 북한 지역을 관람할 수 있게 한 것은 1984년 고성 통일전망대가 최초다. 당시 금강산 감상과 함께 안보교육을 명목으로 했다. 이후 1989년 애기봉전망대가 민간인 출입제한을 풀었고 이어 1992년 오두산전망대가 세워지는 등 평화전망대가 잇따랐다.

평화전망대는 민통선 안에 있어 출입 절차를 별도로 해야 한다. 대부분 신분증만 확인하면 그 자리에서 관람이 가능하지만 일부에는 사전에 예약이 필요한 곳도 있으니 먼저 확인할 것. 강화나 오두산·고성 등 대중화된 곳을 제외하고 많은 곳에서 사진촬영이 제한된다.

이런 불편에도 불구하고 평화전망대는 찾아볼 만한 가치가 있다. 개발의 손길을 덜 탄 순수한 자연이 우리를 반긴다.

글·사진=최수문기자 chsm@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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