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벤처가 뛴다] <6> 허권 투엠아이 대표

경제·사회 입력 2015-08-02 17:12:32 안산=박진용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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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처기업 창립멤버로 스타트 영업-경영관리팀장 등 두루 거쳐

경쟁력 있는 거래처 만나 시너지… 매출 10% 이상 기술개발에 투자

창업 2년만에 매출 50억 돌파


2012년 휴대폰 보호필름 가공 업무로 창업에 나선 후 승승장구하던 청년사업가에게 창업 3년 만에 찾아온 전자부품업계의 불황은 예상치 못한 시련이었다. 국내 휴대폰 제조업체의 실적 부진으로 반월·시화공단의 수많은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투엠아이 역시 찬바람을 피하기 어려웠다. 매출은 급감했고 직원들을 무급휴가로 보내야 하는 상황에 처하자 극심한 스트레스 탓에 입이 돌아가는 안면마비가 찾아올 정도였다. 청년은 발상의 전환을 시도했다. '사업에 성공하려면 한우물만 파라'는 공식에서 벗어나 과감한 사업 확장에 도전한 것.

허권(38·사진) 투엠아이 대표가 내놓은 해결책은 마스크팩 가공 사업이었다. 허 대표는 "화장품업계가 호황을 누리면서 마스크팩 역시 기존 대형프레스기로 찍는 제조방식에서 탈피해 섬세하게 필름 가공을 해주는 역할이 요구될 것이라 판단했다"며 "다행히 시너지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경쟁력 있는 거래처를 만나며 조직을 정상화시킬 수 있었다"고 회상했다. 이처럼 성공적인 사업확장이 가능했던 것은 허 대표가 창업 이후부터 줄곧 추구해온 남다른 기술 추구의 정신 덕분이다. 실제로 일반 보호필름 가공 업무를 하는 곳은 많지만 투엠아이처럼 광학용투명장착필름 가공 업무를 할 수 있는 곳은 손에 꼽을 정도다. 이런 기술력 덕분에 창업 2년 만에 매출 50억원을 돌파한 투엠아이는 내년에는 매출 70억원 돌파를 예상하고 있다.

최근 들어 창업에 눈돌리는 사람들은 점차 늘고 있지만 사실 허 대표처럼 일반 공단에서 제조업에 뛰어드는 경우는 드물다. 기술력도 필요하지만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상당해 조직을 관리하는 것 역시 나이가 어릴수록 부담스러운 게 사실이다. 그는 "벤처기업 창립멤버로 일하며 구매팀장과 영업팀장, 경영관리 팀장 등을 두루 거쳐본 것이 현재 사업을 하는데 가장 소중한 자산"이라며 "대기업보다는 작은 기업이 사업의 기회를 찾을 확률이 훨씬 높은 만큼 창업을 꿈꾸는 청년들이라면 중소·벤처기업에서 경험을 쌓는 걸 추천한다"고 강조했다.

허 대표가 창업에 나설 때 손에 쥔 돈은 시골에 있는 200평 남짓한 땅을 팔아 생긴 3,000만원이 전부였다. 그만큼 창업 초기 자금난도 컸다. 그는 "우리처럼 업력이 짧은 회사는 신용이나 매출이 상대적으로 떨어져서 다들 대출을 꺼려했는데 중소기업진흥공단의 이익공유형 사업 덕분에 자금의 숨통을 틔울 수 있었다"며 "특히 제조업은 임가공 업무를 하다 보면 인건비가 상당하고 기술개발 자금 역시 상당히 소요되는 만큼 이 같은 제도가 청년 창업가들을 위해 활성화됐으면 좋겠다"고 제안했다.

허 대표는 최근 고안전성 급속충전기 관련 특허를 받고 곧 제품 출시에 나설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집을 팔고 회사 매출의 10%가 넘는 금액을 기술개발을 위해 쓰고 있다. 적당한 성과에 안주하기보다는 청년 창업가로서 새로운 영역에 과감하게 도전할 때라는 게 그의 생각이다. B2B영역에 머무르면 외풍에 크게 휘둘려 지속가능한 회사로 자리잡기 어려울 것이라는 현실적 판단도 고려됐다.

그는 "사업은 1승 9패면 성공"이라며 "설사 9번을 실패해도 한 번 만 승리하면 결국 비즈니스에서 성공한 것이기에 앞으로도 실패가 무서워 도전을 멈추지는 않을 생각"이라며 미소를 지었다.

안산=박진용기자 yong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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