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에 자사 둔 글로벌 투자회사" 내세워 650억 가로챈 국제사기단

경제·사회 입력 2015-07-19 12:51:57 수정 2015-07-19 18:23:03 서민준 기자 0개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뉴질랜드에 본사가 있고 홍콩·중국 등에서 활동하는 글로벌 투자회사라며 서민들을 꼬드겨 650억원을 가로챈 사기단이 검찰에 적발됐다. 투자자들은 특급호텔에서 수천여명을 모아 단합대회를 여는 등 이들의 화려한 겉모습에 압도돼 투자금을 냈지만 실상은 고도의 다단계-유사수신 사기조직에 불과했다.

서울중앙지검 서민생활침해사범합동수사반(반장 김관정 부장검사)은 국제금융사기조직 '맥심 트레이더(Maxim trader)의 국내 총책 신모(59)씨 등 7명을 구속기소하고 박모(54)씨 등 4명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19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올 5월까지 "해외통화 선물거래(FX마진거래)를 통해 매달 투자금의 3~8%씩 배당을 지급하고 18개월 만기 시 최대 투자원금을 2.5배로 불려주겠다"며 투자자들을 끌어 모았다.

특히 뉴질랜드에 본사, 홍콩·중국·대만 등에 지사를 둔 글로벌 금융투자회사임을 강조했다. 검찰은 "싱가포르, 발리 등의 특급호텔에서 단합대회를 열면 5,000여명의 투자자들이 모이고, 맥심 본사 대표라는 외국인이 국내 투자설명회에 방문해 영어로 장황하게 설명하는 등 거창한 겉모습에 현혹돼 피해 본 사람들이 많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 결과 맥심은 본사 사무실의 소재, 운영 현황 등이 모두 불투명했으며 FX마진거래를 하기 위해 필요한 국제 환딜러(FDM) 자격도 갖고 있지 않았다. 실제 투자금은 FX마진거래 투자에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대신 신씨 등 투자모집책이 펀드 투자, 아파트 구입 등 개인적으로 탕진하거나 앞선 투자자의 배당금을 돌려 막는 데 쓰였다. 투자금 가운데 270억원은 검찰 수사가 임박하자 해외로 빼돌린 것으로 파악됐다.

한국을 포함한 아시아 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맥심은 최근 대만에서도 1,000억원 상당의 투자 사기를 벌이다 대만 법무부에 적발됐다. 검찰은 외국 수사당국과 공조해 '앤드류림'이란 이름으로 알려진 맥심 본사 대표도 추적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저금리 시대에 고금리 보장 등으로 서민들을 등치는 금융사기조직들을 뿌리 뽑겠다"고 밝혔다.

서민준기자 morandol@sed.co.kr

[ⓒ 한국미디어네트워크(www.hankooki.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페이스북 공유하기 트위터 공유하기 카카오톡 공유하기 네이버 블로그 공유하기




0/250

0/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