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시장 '황금분할'… 외국인 관광객 2000만시대 앞당긴다

산업·IT 입력 2015-07-10 17:57:27 수정 2015-07-10 23:23:02 정영현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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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관세청이 현대산업개발과 호텔신라 합작법인인 HDC신라면세점, 한화갤러리아, 하나투어 컨소시엄인 SM면세점에 서울시내 면세점 특허를 내줌에 따라 지난 15년 동안 잠잠했던 국내 면세점 시장에 지각변동이 시작됐다. 신규 플레이어 가세로 경쟁체제가 강화되고 이를 통해 시장 파이 자체도 커질 게 분명하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대기업인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는 물론 중소중견기업인 SM면세점까지 외국인 관광객 집중 지역인 명동이 아니라 용산과 여의도, 인사동에 자리잡은 만큼 정부가 지향하는 황금분할을 통한 면세시장의 상권별 고른 성장과 외국인 관광객 2,000만명 조기 달성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또한 서울시내 신규 사업자 3곳 모두 기존과 다른 새로운 형태의 면세점을 만들어 지역경제 발전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동시에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밑거름이 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만큼 이들의 등장이 면세점 업계뿐 아니라 국가 경제에도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

국내 면세점 시장은 2010년 4조5,000억원에서 지난해 8조3,000억원으로 불과 4년 만에 83% 성장한 데 이어 올해는 10조원대 진입이 예상된다. 최근 5년 새 서울이 국제적인 대도시로 성장하고 유커를 비롯한 외국인 관광객이 급증한 덕분이다. 최근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 사태로 잠시 방한 관광객이 주춤한 상태지만 길게 보면 외국인 관광객은 꾸준히 증가하고 결국 면세점 시장도 폭발적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시장의 가파른 성장에도 수요가 가장 많은 서울 도심의 면세 사업자 수는 15년간 변동이 없어 국가 관광정책이 오히려 시장의 발전을 가로막는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제기됐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중국 최대 명절인 노동절이나 국경절에 시내 면세점을 가보면 거의 아수라장 수준"이라며 "발 디딜 틈도 없고 인기 브랜드 계산대 앞에 수십명씩 줄지어 대기하는데 과연 이들이 한국에 쇼핑하러 다시 오고 싶을지 의문"이라고 꼬집었다.

정부가 이날 서울 3곳과 제주 1곳에 신규 면세점을 내준 주된 이유 역시 면세 공간 부족에 따른 외국인 쇼핑객의 불만을 차단하는 동시에 더 나은 쇼핑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실제로 HDC신라·한화갤러리아는 면세점 규모와 매장 구성, 인테리어, 운영 시스템, 서비스 등 모든 면에서 글로벌 시장 어디에 내놓아도 손색없는 수준으로 선보일 계획이다. HDC신라 관계자는 "도쿄와 홍콩, 하이난, 타이베이 등 동북아 주요 도시와의 경쟁에서 서울이 우위를 확보할 수 있도록 세계적인 쇼핑도시로 키워나간다는 게 우리의 웅대한 포부"라며 "세계 6위의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호텔신라의 면세점 운영능력과 현대산업개발의 복합개발능력 시너지를 높여 최대 투자, 최다 고용, 최고 매출을 실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신규 사업자의 등장은 명동 등 강북권에 집중됐던 해외 관광객을 다른 지역으로 분산시키는 효과도 낼 것으로 예상된다. 관광객의 서울 여행 동선이 길어지고 여행 반경이 넓어짐에 따라 면세점뿐만 아니라 주변 상권에 대한 긍정적 파급 효과까지 기대된다는 게 정부는 물론 업계의 전망이다.

한화갤러리아 관계자는 "도심에 집중된 외국인 관광객을 여의도로 유치해 지역 균형 발전을 도모할 것"이라며 "또한 면세점을 우수 중소기업 상품과 지역 특산물, 신진 디자이너 상품의 새로운 판로로 제공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또한 HDC신라와 한화갤러리아는 신규 사업권을 획득할 경우 지역사회와 상권에 막대한 투자도 약속한 만큼 장기 불황으로 침체된 용산과 여의도 상권 전반에 활력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HDC신라는 용산 면세점을 통해 주변 전자상가를 일본의 아키하바라처럼 부활하게끔 적극 돕는 한편 코레일과 각 지자체와 연계해 서울에 편중된 관광객을 전국으로 분산시키기로 했다. 한화갤러리아 역시 63빌딩 면세점을 중심으로 여의도-한강 일대를 아우르는 관광 상품을 개발해 면세점은 물론 한강과 노량진수산시장, 국회 등으로도 이어지는 서울의 대표 명소로 만든다는 각오다.

정영현기자 yh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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