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도', 장사 통해 지역 살리는 또 다른 실험이죠

부동산 입력 2015-06-16 22:37:21 조권형 기자 0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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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서 오십시오! 열정도입니다!"

고층 주상복합 건물로 둘러싸인 서울 용산구 원효로1가(백범로 87·90라길)는 최근 장사하는 청년들의 함성과 식도락을 즐기려는 사람들로 활기가 넘친다. 인쇄소 골목이었던 이곳에 지난해 말 음식점 창업·운영업체 청년장사꾼이 '열정도'라는 프로젝트로 6개의 식당을 한꺼번에 열었기 때문이다. 이후 이 소식을 들은 또 다른 상인들이 식당·카페·옷집 등을 열면서 반년 만에 가게 20곳 오픈이 목전이다.

이러한 상권 형성의 출발점이 된 김연석(33·사진) 청년장사꾼 공동대표는 최근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곳 열정도 프로젝트에 대해 "지금까지는 순항하고 있다"면서도 "앞으로 마케팅이나 문화적 이벤트 등의 활동이 병행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장사꾼은 경북궁역 부근 서촌 금천교시장에서 '열정감자(현 청년장사꾼 감자집)'를 운영하며 유명세를 탄 업체다. 지난 2012년 이태원에서 첫 가게로 카페를 열었으며 현재는 서촌과 공덕역 인근, 그리고 원효로1가까지 가게 11개를 운영하고 있다.

점포 운영 이면에는 그의 독특한 철학이 있는데 다름 아닌 '장사를 통한 지역 재생'이다. 그는 "현재까지의 모든 활동은 지역 재생에 대한 실험"이라며 "청년장사꾼의 모토도 '상행위를 통한 지역 활성화'"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태원에서 서촌·원효로1가까지 청년장사꾼은 항상 다소 낙후된 구도심에 똬리를 틀었다. 그 이유를 그는 "학군을 보는 중단기 주거수요나 상권을 원하는 투자수요가 아니라 그 동네에 오래 산 사람들이 많아 커뮤니티가 살아 있는 점이 저희의 목표와 맞다"고 설명했다.

그런 구도심에서 장사를 통한 도시 재생에 대해 김 대표는 "적어도 역사와 문화의 단절은 꼭 막아야 한다"며 "기존 주민과 문화를 보존하는 보완적 재생이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는 주차에 따른 공용공간 잠식이 심각해 지자체의 재정 투입을 통한 주차장·공터 등의 공간 확보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김 대표에게 상권의 성장에 따라 새로 유입된 자본에 옛 상인과 주민이 밀려나는 '젠트리피케이션(gentrification)' 현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다. 실제로 청년장사꾼의 활동 지역인 서촌에서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이 심화되자 서울시는 올해 초 서촌 일대에 지구단위계획 마련 전까지 건물의 용도변경과 신·증축을 제한하기도 했다. 그는 "상권이 획일화됨에 따라 최초에 사람들을 끌어들인 매력을 상실함으로써 전체적으로 쇠퇴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결국 해결책은 '상생'이라는 가치에 대한 합의에 있다고 김 대표는 말했다. 그는 "건물주는 상권의 매력을 보존하겠다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며 지자체는 건물주와 임차인 사이에서 적극 중재에 나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기존에 활동했던 예술가나 상인이 날이 가면서 성숙해지는 상권을 감당할 수 있는 자생력을 키우는 것도 필요해보인다"고 조심스레 덧붙였다. 도시 조직의 최일선에서 활동하면서 많은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말하자 김 대표는 "현재 하고 있는 방식 또한 하나의 시도일 뿐이며 정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며 "다만 다양한 경험이 쌓이며 점점 올바른 방향으로 간다는 확신이 생긴다"고 웃으며 말했다.

조권형기자 buzz@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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